[단독] 남의 집 침실 '손바닥 보듯'..비밀번호도 '술술'

박진준 입력 2019. 1. 17. 20:55 수정 2019. 1. 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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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컴퓨터와 휴대폰은 물론, 자동차나 TV, 집 전체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IOT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IOT 기기의 정보들이 특정 검색 엔진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침실 내부나 통화기록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박진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터넷에 연결된 것이라면 뭐든지 검색해 주는 사물인터넷 전용 검색엔진에 접속했습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 '웹캠'을 검색해 봤습니다.

검색창에 특정 회사의 제품명을 입력했더니 그 제품이 설치된 곳이 세계 지도상에 한눈에 표시됩니다.

카메라가 있는 곳의 정확한 위치정보까지 나옵니다.

[보안전문가] "가정집이 있네요."

미국의 한 카메라를 클릭했더니 가정집 침실이 나왔습니다.

주인의 허락 없이 어질러진 침실이 여과 없이 노출됐습니다.

일본의 주차장에 설치된 공공카메라, 유럽의 가정집과 정원을 촬영한 영상들도 다 보였습니다.

검색 범위를 코리아, 우리나라로 좁혀봤습니다.

한 입시학원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이 나타났습니다.

공부하다 지쳐 잠든 학생, 옆 사람과 뭔가 얘기를 주고받는 학생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출입구와 상점, 당구장의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이런 카메라들에는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보안장치, 즉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카메라는 공장에서 출고될 당시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쓰고 있었습니다.

[보안전문가] "비밀번호가 기본으로 돼 있으면 접근이 굉장히 쉽죠."

일부 카메라는 직접 조작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한 지자체의 CCTV를 클릭하고 기본설정된 아이디와 비번을 입력하니 관리자 페이지가 나왔습니다.

상하 좌우 버튼을 누르자 카메라가 그대로 움직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프린터들도 많았는데, 주인 모르게 문서들을 출력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보안전문가] "갑자기 프린터기에서 이상한 사진이 나온다든가, 그런 게 가능한 거죠."

더 심각한 건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공유기입니다.

기본 설정된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관리자 페이지가 나오고 공유기에 연결된 장치들이 보입니다.

이런 공유기에 취재팀의 휴대폰을 연결해 봤습니다.

취재기자의 휴대폰에 들어 있는 전화번호 목록, 그리고 몇 시에 누구와 통화했는지 통화내용을 담은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외부로 노출됐습니다.

휴대폰카메라도 얼마든지 켜거나 끌 수 있었고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빼내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간단한 조작으로 인터넷 접속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취재기자의 휴대폰이 아니라 사회 중요 시설이 연결돼 있었다면 대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김선태/보안전문가] "공유기는 해커의 어떤 해킹 수단이 되어 버리거든요. 그러면 이 공유기랑 연결되어 있는 모든 기기들이 다 취약해진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은 해마다 폭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보안시설 등 원격 관제 장비가 3백만 대, 차량 관제용 175만대, 무선결제용 인터넷 기기가 80여 만대에 달하고 있습니다.

[최진성/보안전문가] "악성 코드를 심은 걸 가지고 해커가 어느 일시에 어느 타깃에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각종 기기들이 일시에 공격을 해서…"

TV와 냉장고, 자동차와 도시 전체가 연결되는 초연결사회.

취재팀은 초연결사회가 확실한 보안대책 없이 확산된다면 가까운 장래에 대규모 사고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고의 조짐들이 보이고 있는데요.

후속 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더 점검해 보겠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박진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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