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필수' 된 산후조리원..13일동안 220만원 쓴다

서진우 2019. 1.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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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산후조리 실태 첫 조사
산모들 4명중 3명이 이용
"정부가 비용 지원을" 51%
산모 절반은 우울증 경험
"산후조리에 58일 필요해"
실제론 32일만 산후조리
[매경DB]
국내 산모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산후조리 기간과 실제 산후조리 기간 사이에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산모 4명 중 3명이 머무르는 산후조리원 평균 이용가격은 22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보건복지부는 2017년 출산한 국내 산모 2911명을 대상으로 '2018 산후조리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산후조리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출산 후 6주간 이용한 장소(중복응답)는 산후조리원이 75.1%로 가장 많았고 본인 집(70.2%)과 친가(19.8%), 시가(2.4%) 순이었다. 장소별 이용기간은 본인 집의 경우 22.6일로 가장 길었고 친가 22.3일, 시가 20.3일 순이었다. 이용률에 비해 산후조리원 이용기간은 평균 13.2일로 가장 짧았는데 비용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산모들의 실제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4.6주(32.2일)로 조사됐는데 이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8.3주(58.1일)로 나타나 희망하는 산후조리 기간과 실제 산후조리 기간이 3.7주(25.9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산모들이 느끼는 만족도(5점 만점)는 친가에서 산후조리를 할 때 4.3점으로 가장 높았고 산후조리원 4점, 본인 집 3.8점, 시가 3.7점 순이었다.

조사 결과처럼 대다수 산모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만큼 산모들이 만족스러운 산후조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정부 정책 1순위는 '산후조리원에 대한 이용경비 지원'(51.1%)이 꼽혔다. 이와 함께 자신과 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확대, 배우자 육아휴직(또는 출산휴가) 제도 활성화 등도 정부가 시행해야 할 주요 정책으로 지목했다. 산후조리원을 13.2일간 이용하면서 지불하는 비용은 평균 220만7000원으로 나타나 집에서 산후조리 시 지출하는 평균 비용 95만8000원의 두 배 이상이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기 전에 받은 교육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은 감염병 예방·관리에 대한 것(59.1%)이었고 조리원 이용 중 가장 도움이 된 교육은 모유 수유 교육과 신생아 돌봄 교육(4.1점)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산모와 신생아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한 시간은 하루 평균 4.2시간이었고 모자동실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산모(52.4%)는 반수를 넘었다. 아이와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모자동실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경우 가장 도움을 준 사람은 친가 부모가 47.4%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가 뒤를 이었다. 집에서 산후조리를 할 때 가사·육아 도우미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응답도 64%로 높았다. 지금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산모를 대상으로만 가사·육아 도우미 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출산 가정을 방문해 산모·신생아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서비스의 경우 올해부터 지원 대상이 기준중위소득 80% 이하에서 100% 이하로 확대됐다.

산후우울감을 느끼는 산모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후조리 기간 산모의 절반가량(50.3%)이 산후우울감을 경험했고 조사 당시(출산 후 9~20개월) 산후우울 위험군은 3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준 사람은 역시 배우자가 51.1%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산후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22%에 달했다. 특히 25세 미만 젊은 산모 중 산후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34.7%로 높게 나타났다.

산후기간(출산 후 6주)에 진찰받는 비율은 94.6%로 임신기간 중 산전 진찰을 받는 비율(100%)보다 낮게 조사됐다. 산모가 본인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임신 기간에는 55.5%였지만 산후조리 기간엔 41.5%로 떨어졌다. 생후 6개월까지 영유아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을 실천하는 비율은 대부분 90% 이상으로 높았다. 다만 육아 주의사항 중 하나인 '아기를 부모 침대에서 재우지 않는다'를 실천하는 비율은 82.2%로 다른 항목에 비해 낮아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모자보건법 제15조에 따라 산후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 증진정책 수립 기초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실시됐다. 복지부는 통계청과 함께 앞으로 3년마다 조사를 반복 실시할 예정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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