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도 방탄소년단도 부럽지 않아..뚜루루뚜루~ '상어 가족'

입력 2019. 1. 17. 16:56 수정 2019. 1. 1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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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요사 처음으로 빌보드 진입
유튜브 조회수 21억회 기록
중독적 후렴구, 입소문의 힘
SNS에서 해시태그 달고 '날개'
뮤지컬 '핑크퐁과 상어가족' 싱가포르 진출
디즈니·지브리처럼 클래식 콘서트도 예정
핑크퐁 ‘아기상어’ 영어버전 영상 갈무리. 스마트스터디 제공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우는 아이 울음도 그치게 만드는 동요 ‘상어가족’이 국경과 세대를 넘어 ‘세계인’을 홀리고 있다. 상어가족의 영어버전인 ‘베이비샤크(아기상어)’가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 2주째 진입했다. 17일 기준 현재 38위로, 지난 9일 32위를 하며 순위권에 처음 진입했던 것에 비하면 여섯 계단 떨어졌지만 우리나라 동요가 빌보드 100위 안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싸이, 방탄소년단(BTS) 등 케이팝 스타가 부른 대중가요가 차트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동요가 빌보드에 오른 건 이례적인 성과다.

■ SNS에서 아기상어 댄스 챌린지 열풍 상어가족은 ‘아이들의 비티에스’라고 불리는 유아교육 콘텐츠 ‘핑크퐁’의 대표작이다. 1분45초 길이의 노래인 상어가족이 등장한 것은 2015년 말이다. 유튜브를 통해 발표된 뒤 큰 인기를 끌면서 2016년 한 해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유튜브 영상’ 1위와 멜론 등 국내 3대 주요 음원사이트 ‘동요 차트’ 1위에 등극했다. 노래가 유행하자 레드벨벳, 트와이스 등 케이팝 아이돌 그룹들이 방송 등에서 각자의 스타일로 부른 영상이 유튜브와 브이라이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지역에 확산됐다. 결정적 방아쇠는 2017년 할리우드 배우 아만다 써니가 인도네시아의 한 방송에 출연해 노래와 함께 춤을 추면서였다. 유튜브와 더불어 15초 분량의 음악에 맞춰 영상을 찍는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서 셀럽들을 따라 하는 ‘#베이비 샤크 챌린지’가 이어졌고 영미권까지 빠르게 퍼져나갔다. 기발한 상어분장쇼부터 아쿠아리움 앞에서의 댄스, 아기상어 노래에 춤추는 발레리나, 상어인형을 가지고 노는 개 등 올라오는 영상들은 다양하다. 틱톡 관계자는 “때론 우리가 직접 챌린지를 주도하기도 하는데, 상어가족은 자연스럽게 파급된 것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창작물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핑크퐁 ‘상어가족’ 영어버전인 ‘베이비 샤크’가 1월 첫주 빌보드 ‘핫100’ 32위에 올랐다. 스마트스터디 제공

상어가족의 인기는 미국보다 영국이 빨랐다. 세계 3대 차트 중 하나인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 지난해 8월 순위에 든 뒤 8주 연속 ‘탑 40’를 유지하더니 지난 4일에는 6위를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상어가족의 전세계적 확산에 현지 3대 토크쇼로 꼽히는 <시비에스>(CBS) ‘제임스 코든 쇼’와 <엔비시>(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 등에서도 “이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는 이제껏 없었다”며 상어가족을 패러디해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구전 동요에서 음률을 따온 상어가족의 인기비결은 “따라하기 쉬운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입소문”이 꼽힌다. 핑크퐁을 만든 교육분야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는 “빌보드 키즈 차트에 올라간 지는 꽤 됐는데 이번에 핫 100 차트에 오른 건 집계 방식이 지난해부터 달라진 영향인 듯 하다”고 말했다. 핫100은 음원 시장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음원 다운로드 수와 미국 내 라디오 방송 청취자 수 등을 집계하는데 지난해부터 유튜브 조회수를 포함한 게 순위 상승에 영향을 줬다. 17일 현재 상어가족 영어버전 유튜브 조회수는 21억여회다. 7년 누적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32억회인 것과 비교하면 빠른 시간에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강남스타일과 상어가족은 노래 장르와 스타일이 상이하지만 인기를 얻는 방식이 매우 흡사하다“면서 “중독성있는 후렴구, 영상 자체로 커버댄스 같은 2차 창작이 가능하다는 점,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되는 점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어린이 뮤지컬 <핑크퐁과 상어가족> 공연 모습. 스마트스터디 제공

■ 뽀로로 넘어 ‘큰꿈’ 꾸는 핑크퐁 핑크퐁과 상어가족이 전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스마트스터디는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캐릭터 사업은 물론이고 도서, 공연, 티브이(TV)애니메이션, 영화 등 사업 분야를 확장중이다. 출시 1년만에 25만부 이상 판매된 사운드북은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고, 2017년 첫 선을 보인 어린이 뮤지컬 <핑크퐁과 상어가족>도 첫 해 객석점유율 97%를 기록하며 해마다 순항중이다. 지난해 어린이 뮤지컬로는 처음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진출하기도 했다. 오는 5월과 7월에는 클래식 콘서트장에서 ‘핑크퐁 콘서트’도 연다. 핑크퐁 티브이 애니메이션도 채널 선정이 끝나면 올해 중순경 선보일 예정이다. 상어가족 영상 인트로 캐릭터로만 등장했던 핑크퐁에게 세계관을 만들어주고 새 캐릭터들을 넣어 이야기를 구성했다. 스마트스터디 쪽은 “영화 제작도 계획 중으로 핑크퐁과 상어가족의 인기를 잠깐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해외 파트너들도 신중하게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음원 차트를 점령한 아기상어의 위력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김 평론가는 “단기간에 올라온 것이 아닌 만큼 빌보드 차트에는 몇 주간 더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효과를 보고 싶은 음원 콘텐츠들은 강남스타일, 아기상어를 거울 삼아 활로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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