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 재산 신고한 손혜원의 유별난 골동품 사랑

공성윤 기자 입력 2019. 1. 17. 15:16 수정 2019. 1. 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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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민주당 의원, 광고계 실력 인정받아 20대 국회 입성
골동품 수집과 경솔한 언사 때문에 주목 받기도
전체 재산 신고액 중 골동품이 절반 이상 차지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밍 전문가다.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브랜드 중 하나인 '참이슬'은 소주의 대명사격이 됐을 만큼 반향이 컸다. 그런 손 의원이 이번엔 언론의 네이밍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의 관계자들이 사들인 목포 건물에 대해 SBS가 '투기 의혹'이라고 보도하면서다. 

광고계에서 손 의원은 '미다스의 손'으로 통했다. 과거 디자인 업체 크로스포인트인터내셔널을 이끌었다. 업계에 있는 동안 '힐스테이트(아파트)' '정관장(홍삼)' '이니스프리(화장품)' '종갓집(김치)' '트롬(세탁기)' 등 듣기만 해도 단번에 제품을 떠오르게 하는 브랜드를 다수 만들었다. 

ⓒ 연합뉴스

국회에 입성한 광고계 '미다스의 손'

손 의원의 실력을 눈여겨봤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를 2015년 7월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그해 12월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었는데, 이 역시 손 의원 작품이다. 2016년 3월 20대 총선에선 정청래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 을에 전략 공천됐다. 이후 김성동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 배지를 달자마자 손 의원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이한 재산 내역이 알려지면서다. 2016년 8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의원들의 재산 내역을 보면, 손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의 재산으로 총 46억2852만원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골동품이 28억1800만원어치에 달했다. 재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 골동품을 주로 모은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손 의원이 유일했다. 

보유하고 있는 골동품들은 도자기 7점과 가구 3점, 칠기 120여점 등으로 조사됐다. 이 중 17세기경 조선에서 만들어진 가구 '쌍용무늬 관복함', 19세기 칠기 '십장생무늬 오충동', 1939년 칠기 '금강산도 대궐반' 등 3점은 각각 1억5000만원으로 신고됐다. 이러한 수집 배경엔 문화재를 향한 그의 관심이 깔려 있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문이 17일 오전 굳게 닫혀있다. ⓒ 연합뉴스

'문화재 투자' 이력으로 의혹 해명

손혜원 의원은 2005년부터 나전칠기를 모았다고 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전통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걸 세계에 꼭 보여주겠다"며 "나전칠기가 반도체보다 더 큰 국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4년엔 서울 이태원에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을 설립했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은 자연스레 이번 투기 의혹을 해명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손 의원은 1월17일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나서지 않으니 사재를 털어 박물관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목포의 건물 매입을 주도한 이유와 관련해 "내가 팔 물건도 아니고 회수할 수도 없다"라며 "(동네가) 문화재로까지 지정돼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꼭 이번 의혹이 아니더라도 손 의원은 그동안 갖가지 구설수에 올랐다. 그의 발언이 문제였다. 2016년 11월 당시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의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였던 차은택씨의 숱이 없는 머리가 공개됐다. 그러자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차라리 다 밀고 와야지. 쯧. (탈모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모두 놀라고 있다"고 썼다. 곧 "탈모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손 의원은 "마음 상한 분들께 사과드린다. 조심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경솔한 언사로 갈등 일으키기도

작년 10월 국정감사 땐 야구팬들이 손 의원에 분노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지만 선수 특혜 선발 의혹을 받고 있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을 향해 "금메달이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던 것이다. 이어 "몇 시에 출근하느냐" "사과하든지 사퇴하든지 하라" 등 날선 발언을 계속했다. 결국 팬들 사이에선 "야구도 모르면서 모욕만 늘어놨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올해 들어서도 단어 선택이 화를 불렀다. 1월2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겨냥해 "10년 만에 원하던 행정직 공무원이 됐으니 고시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죠?"라는 조롱투의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또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에 시민단체 공정연대는 "전국의 고시 준비생을 모독했다"며 손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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