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이 식상한 젊은 세대.. 낡고 거친 '갬성'에 빠지다 [S스토리]

“혹시나 찾아봤더니 역시나 있더라고요.”


‘오래된 새로움.’ 최근 젊은 세대의 문화·소비 트렌드에 ‘복고(復古)’가 떠오르고 있다. 오래된 철물점과 목욕탕, 공장이 카페로 변신해 인기를 끌고, 중장년층이 어렸을 때나 쓰던 고물들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물론 복고 현상이야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최근 이를 주로 소비하는 주체가 10·20대라는 점에서 기존의 그것과 다르다는 분석이다.



90년대 이후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세련화’에 대한 일종의 염증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요즘 디자인에서는 보기 힘든 ‘모자람’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도 성장 이후 촌스럽고 어설픈 것들은 급격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며 “완벽하게 만들어 놓지 않은 것들을 미학적으로 접근하는 최근의 라이프스타일, 즉 ‘모자람이 주는 충족감’도 한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없어서 못 구해” 대접받는 고물들
오래된 것들이 ‘힙한 것’의 동의어로 쓰이면서 쓸모 없게 여겨지던 고물들도 각광받고 있다. 청년들의 ‘갬성’(개인화된 감성이나 감성 과잉을 뜻하는 신조어)을 공략하는 카페 등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고물들을 찾아 방방곡곡 돌아다니기도 한다. 고물 특성상 발품만 잘 팔면 저렴한 비용으로도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올해 복합문화공간 창업을 준비 중인 직장인 이모(30)씨는 “창업을 전제로 요즘 유행하는 살롱 등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곳들을 여럿 가봤는데 대부분 복고풍 소품을 활용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요즘 유행하는 글씨체만 보더라도 뉴트로 현상이 실감된다. 산돌 커뮤니케이션은 2014년 격동고딕체와 단팥빵체를 시작으로 개화체, 별표고무체, 격동굴림체, 시네마극장체, 프레스체, 청류체 등 복고풍 폰트를 매년 선보이고 있다. 모두 옛날 복덕방 간판이나 영화 포스터, 잡지 등에서 착안한 것들이다. 다른 곳에서 내놓은 대한늬우스체, 장미다방체, 옛날목욕탕체 등 이름부터 시대를 연상케 하는 폰트들도 인기가 높다.
식품 업계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1972년 처음 선보인 ‘별뽀빠이’ 한정판을 내놓았고, 롯데제과는 새로 출시한 ‘치토스 콘스프맛’에 90년대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 오리온의 ‘태양의 맛 썬 오리지널’은 재출시 한 달 만에 200만봉이 팔렸다. ‘아침햇살’ 출시 20주년 기념 빈티지 컵을 내놓은 웅진식품 관계자는 “당초 1000명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한 차례 더 했다”고 전했다. 가전제품이나 의류, 운동화 업계에서도 80∼90년대 디자인을 고스란히 가져다 쓰는 일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윤상철 한신대 교수(사회학)는 “옛것이냐 새것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독특함과 오리지널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풍요와 다양성이 특징이 된 현대사회에서 역설적으로 아주 새로운 것을 접하기 어려워진 점이 뉴트로가 떠오르는 배경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식당서 커피머신 치웠더니 매출 10억”… 4번 망한 고명환의 ‘독한 계산법’
- “텅 빈 쌀통에서 71억”…조정석·남궁민·안보현, 공사장 전전한 배우들의 ‘훈장’
- ‘200억 전액 현금’ 제니, 팀내 재산 1위 아니었다! 블랙핑크 진짜 실세 따로 있다
- 아침마다 올리브유에 달걀 2알…‘살 살’ 안 녹는다
- “스타벅스 빌딩까지 다 던졌다” 하정우, 7월 결혼설 앞두고 터진 ‘100억원’ 잭팟
- “100억 빌딩보다 ‘아버지의 배’가 먼저”… 박신혜·박서진·자이언티가 돈을 쓰는 법
- 침묵 깬 김길리, 빙상계 ‘발칵’ 뒤집은 ‘최민정 양보’ 루머에 직접 입 열었다
- “1년 내내 노란 옷 한 벌만” 정상훈, 14번 이사 끝에 ‘74억’ 건물주
- “통장에 1600만원 찍혀도 컵라면 불렸다” 박형식, ‘식탐’ 소년의 눈물겨운 억대 보상
- “비데 공장 알바서 45억 성북동 주택으로”… 유해진, 30년 ‘독기’가 만든 자수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