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前대법원장, 30년 후배가 '마라톤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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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11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피의자 신분 조사를 시작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조사 담당 검사는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는다.
양 전 대법원장이 조사를 받는 곳은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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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11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했다. 고강도 마라톤 조사가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피의자 신분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단성한 부부장검사(45·32기)와 박주성 부부장검사(41·32기) 등이 담당 혐의별로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양 전 대법원장의 연수원 30년 후배다.
단 부부장검사는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수사 때부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8·23기)과 함께한 베테랑이다. 박 부부장검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한동훈 3차장검사(46·27기)와 함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신봉수 특수1부장(49·29기)·양석조 특수3부장(46·29기)도 조사 상황을 영상으로 지켜보며 지시를 내린다.
양 전 대법원장과 조사 담당 검사는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는다. 담당 검사의 좌측에 휘하 검사 한 명이, 양 전 대법원장의 우측에 변호인 한 명이 동석한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정숙 변호사(51·23)가 양 전 대법원장의 주 변호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윤 지검장과 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대개 검찰 조사는 소환한 사람이 제대로 출석했는지를 확인하는 인정심문부터 시작한다. 성명과 연령, 경력사항, 주소와 직업 등을 묻는다. "이름이 무엇인가요?" "직업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는 식이다. 양 전 대법원장처럼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는 경우 조사를 잘 받을 수 있겠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이후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각종 로비와 일제 강제징용 재판개입 의혹, 법관사찰, 부당한 인사불이익 등 혐의를 두고 '마라톤 조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석에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기억나는대로 사실관계를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조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조서를 정독하면서 본인의 발언이 제대로 옮겨졌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검사실에서 한 진술이 법정에서 유력한 증거로 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검사의 질문과 본인의 답변을 꼼꼼히 확인한다. 원하는 부분은 수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 절차도 본 조사 못지 않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조서 확인까지 끝나면 진술과 다르게 기재된 부분이 없음을 확인하는 서명을 남긴다. 검사가 '조서에 진술한대로 기재돼 있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부분이 있느냐'고 묻고, 이의가 없으면 자필로 '없습니다', '모두 사실입니다'라고 남기는 식이다. 조서 가장 마지막 부분에는 조사 종료시각이 적힌다.
양 전 대법원장이 조사를 받는 곳은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이다. 직원 휴게시설로 쓰이다 최근 보수공사 이후 조사실로 개조된 곳이다. 박병대(62·12기), 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이 이곳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곳은 박·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1001호 조사실과 달리 응급용 침대가 없다. 대신 소파 4개와 탁자 1개, 식수대가 준비돼 있다.
이 조사실에 침대가 없는 것은 수사관행이 변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에는 검찰이 새벽을 넘겨 밤샘조사를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지만 최근에는 밤샘조사를 되도록 지양하고 있다. 검찰은 침대가 필요한 일이 없도록 밤샘조사 대신 양 전 대법원장을 수차례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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