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지워준다더니"..청소년 고민공유 앱, 데이터 판매 논란
해당 업체 "실제 판매 이뤄지지 않아..공식 사과"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말 못할 고민을 털어놓자`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이용자들의 고민과 관련한 정보의 판매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자들은 “익명성을 믿고 고민을 적었는데 이를 판매하려 했다니 배신감이 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업체는 판매 글을 내리고 “판매를 시도한 것은 맞지만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친구가 추천했는데”…이용자들 “데이터 판매 황당”
`나쁜 기억 지우개`는 청소년들이 가족·친구 관계 등에서 겪은 고민을 익명으로 쓰고 댓글 등을 남길 수 있는 앱으로 10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5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지난 5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나쁜 기억 지우개가 이용자들의 고민 내용과 위치 정보 등이 담긴 데이터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 오픈마켓 `데이터스토어`를 통해 판매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나쁜 기억 지우개 측은 앱에 올라온 이용자들의 고민을 △출생연도 △성별 △고민 글 내용 △글 작성 당시 이용자 위치(위도·경도) △작성 날짜 등의 항목으로 분류한 데이터를 지난해 10월부터 월 500만원에 판매하고자 했다. 나쁜 기억 지우개 측은 해당 데이터에 지역별 청소년 고민 데이터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학교 친구의 소개로 지난해부터 앱을 썼다는 고등학생 하모(19)양은 “앱을 깔고 나면 첫 화면에 `작성한 글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지워진다`는 소개글이 있어 데이터를 판매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에게도 얘기하기 어려운 일들이 위치 정보와 함께 다른 사람한테 알려졌다고 생각하면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작성한 글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지워진다`는 안내와는 달리 서비스 약관에 `콘텐츠를 여타 회사 등에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도 논란이 됐다. 서비스 약관에는 △본 서비스를 통해 전송되는 콘텐츠를 제휴 관계에 있는 여타의 회사 등에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는 것에 동의한다 △귀하에게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해당 콘텐츠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이 있다.
◇해당 업체 “운영비 충당 위해 판매하려 한 점 사과”
나쁜 기억 지우개 측은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데이터를 판매하려 했다”며 “논란을 인지한 직후인 지난 5일 데이터 판매 글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준호 나쁜 기억 지우개 대표는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고민 자료를 통계로 만들어 판매하려다 데이터가 더 수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데이터 판매를 하게 됐다”며 “실제로 구매 의사를 보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 글을 올리기 전 법률자문을 통해 개인정보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동의 여부를 약관에 포함했다”며 “이 과정에서 별도의 동의 체크란 등을 만들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가 지나면 글이 지워진다는 내용과 달리 데이터 판매를 시도한 사실에 대해 이준호 대표는 “앱 내에서 24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사라진다”며 “백업 서버에서 데이터를 6개월간 보관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쁜 기억 지우개 측은 서비스 약관에 동의 체크란 추가를 검토하는 한편 앱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오프라인에서 데이터 판매 논란을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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