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눈 가리지 마세요, 그러다 병원 가요"
[경향신문] ㆍ‘버드 박스’ 첫주 조회수 4500만 기록 세우며 흥행하자 ‘영화 따라하기’ SNS 봇물넷플릭스
ㆍ운전 중 눈가리기 영상까지 등장

“이런 말을 해야 한다니 믿을 수 없지만, 제발 ‘버드 박스 챌린지’로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마세요.”
최근 넷플릭스는 자체제작 영화 <버드 박스>가 개봉 첫주 45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최다 기록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희소식을 전한 5일 뒤인 지난 2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영화 속 장면을 따라 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트위터에 올려야 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영화 <버드 박스>는 생존을 위해 시야를 차단해야 하는 종말론적 세계를 그린다. 주인공 말로리(샌드라 불럭)를 비롯한 생존자들은 집단 자살을 유도하는 초자연적 존재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눈가리개를 쓰고 숲과 강을 누빈다.
영화가 흥행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등장인물처럼 눈을 가리고 집안이나 계단, 숲을 어슬렁거리는 버드 박스 챌린지 영상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미국 유명 유튜버 모건 애덤스가 24시간 동안 눈가리개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영상은 4일 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었다.
아찔한 장면도 적지 않았다. 한 아버지는 두 아이와 함께 버드 박스 챌린지에 도전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영상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가 벽에 부딪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운전 도중 모자로 눈을 가린 영상을 올리며 “신이 핸들을 잡았다”고 썼다. 결국 넷플릭스는 “이 챌린지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하다”면서도 “보이와 걸(말로리가 보호하는 아이들)의 새해 소원은 이 유행 때문에 당신이 병원에서 한 해를 끝마치지 않는 것”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지난해도 대중매체를 모방하는 챌린지 영상이 사회문제가 된 경우가 있다. 차도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키키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가수 드레이크의 뮤직비디오를 따라하는 이 챌린지는 미국과 중동, 유럽의 10대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유발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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