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기자의 괴식기]죽으로 진화한 '비비빅'
1975년 출시한 히트작 '비비빅'을 죽으로 재해석
우유와 계피 넣어 고급스러운 팥죽으로 재탄생

삼양식품에선 ‘불닭볶음면’의 소스만 별도로 판매하는가 하면, 이 소스를 활용해 떡볶이나 쫄면 등을 출시했다. 농심도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를 활용한 라볶이를 선보였다. 일단 인기가 검증된 제품을 활용하니, ‘평타’는 보장되는 셈이다.
연말을 앞두고, 아마 올해 식품업계의 마지막 외도(?)가 아닐까 싶은 제품이 나왔다.
이번 괴식기의 주인공인 빙그레 ‘비비빅 동지팥죽’이다. 지난 22일 동지에 즈음해 나온 다양한 팥죽 상품 중 단연 눈에 띄는 제품이었다. 무려 1975년에 출시한 단팥 아이스크림을 활용해 단팥죽을 만들었다.

추억의 아이스크림이 죽으로 변했다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비비빅 동지팥죽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단팥죽과 달리 우유가 들어갔다는 점이다. 아이스크림에서 출발한 정체성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우유가 들어간 죽이니, 엄밀히 말하면 단팥 ‘타락(駝酪·우유)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주 부드러운 맛을 생각하며 일단 시원한 상태로 보관돼 있던 그대로 맛을 봤다.

팥죽이 목으로 넘어갈 무렵 뒤에서 계피향이 느껴졌다. 계피가 들어간 팥죽은 좀처럼 맛본 기억이 없는데, 찾아보니 팥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고, 계피는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상호보완적인 식재료라고 한다.
다만, 계피 향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온도가 올라가니 차게 먹을 때보다 농도가 살짝 묽어져 먹기 더 편해졌다. 또 계피의 향이 덜 부각됐다.
먹기 전엔 단순히 아이스크림을 점도 있게 녹인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상당히 그럴싸한 한 끼 식사대용 팥죽이었다.
온라인 전용상품으로 출시돼 갑자기 생각날 때 사먹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성웅 (saint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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