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대강' 정당화 목적?..日 "韓 레이더 조준, 적대행위" 연일 항의

김관용 2018. 12.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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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우리 해군 함정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일본 해상 초계기를 조준했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함정의 레이더 가동이 조난한 배를 찾기 위한 정상적 운용이었고, 이를 일본 측에 설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항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시 사격통제 레이더는 대공용이 아닌 대함용 모드로 운용됐고, 일본 해상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근접해 비행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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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함, 조난 선박 수색 위해 레이더 정상 운용
오히려 당시 日 초계기가 우리 함정 근접 비행까지
직접 호출 아닌 국제상선공용망으로..감도도 낮아
"공격무기 보유 '방위대강' 근거 삼으려는 의도" 분석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일본이 우리 해군 함정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일본 해상 초계기를 조준했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함정의 레이더 가동이 조난한 배를 찾기 위한 정상적 운용이었고, 이를 일본 측에 설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항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해군의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은 동해에서 선박이 조난했다는 신고를 받고 해경 함정과 함께 출동했다. 군 당국 설명에 따르면 광개토대왕함은 선박 수색을 위한 매뉴얼에 따라 항해용 레이더 뿐만 아니라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 항해용 레이더는 어선과 상선, 군함 등을 식별하는 레이더다. 이와는 다르게 사격통제 레이더는 적을 추적하는 용도 외에도 원거리에 있는 해상의 물체를 더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다.

군 관계자는 “작전 당시 파도가 높고 기상도 좋지 않아 여러 레이더를 함께 가동해 조난 선박을 수색했다”면서 “우리가 작전을 수행하는 도중 일본 초계기가 진입했다”고 전했다. 특히 당시 사격통제 레이더는 대공용이 아닌 대함용 모드로 운용됐고, 일본 해상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근접해 비행하기까지 했다. 광개토대왕함은 당시 상황을 광학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일본 초계기는 모든 어선이나 상선도 들을 수 있는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 우리 측을 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은 자위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P-1 초계기 승조원이 레이더를 쏜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화기 관제 레이더(사격통제 레이더)를 포착했는데, 어떤 의도냐’고 무선으로 물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보도한바 있다. 하지만 우리 군에 따르면 당시 한국 해군이나 광개토대왕함을 구체적으로 호출하지 않았고 통신감도도 매우 낮아 대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 함정은 해경을 부르는 것으로 인식했다.

광개토대왕함 [출처=해군]
우리 측의 설명에도 일본이 과민한 반응을 잇달아 내놓는 배경에는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많다. 일제 강제 동원 판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문제 등으로 쌓인 불만이 표출됐다는 것이다. 또 일본 측은 지난 10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당시 ‘욱일기’ 게양 문제로 우리 측과 갈등을 빚은바 있다. 특히 일본이 최근 확정한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에 대한 국·내외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8일 공격용 전력인 항공모함 운용 계획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은 즉각 “강렬한 불만과 반대”를 표명했으며 일본 내에서도 평화헌법과 충돌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이번 건을 문제화 해 한국과 같은 우방국도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용 전력 확충의 근거로 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해군과 해경은 이번 작전을 통해 지난 20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1척을 발견해 선원 3명을 구조하고 시신 1구를 수습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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