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나코, 아이즈원 활동에 전념할까?

이충윤 변호사(법무법인 주원) 2018. 12. 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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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the L] 이충윤 변호사의 대한민국을 돌아보는 法
HKT48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오른쪽)가 5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 콘셉트 평가 녹화에 참석해 하트를 그리고 있다. 2018.8.5./사진=뉴스1

"Eyes on me! 하나가 되는 순간 모두가 주목해!"

글로벌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의 인사말. 아이즈원은 지난 10월, '프로듀스 48'에서 96명의 소녀들이 장장 4개월 간의 대장정을 거친 끝에 한국 9명, 일본 3명 도합 12명이 선발되어 많은 이의 전폭적인 애정과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다.

이 때 일본 멤버들이 2년 6개월간 AKB48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아이즈원에 전임하는 것이 확정되면서, 팬들은 모든 멤버가 '워너원'처럼 전업으로 활동할 것을 기대했다.

무탈히 순항하기에는 사공이 너무 많았을까? 일본 멤버 중 미야와키 사쿠라와 야부키 나코가 원 소속사인 HKT48 탄생 8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콘서트에 참여함으로써 팬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프로듀스 시즌 1의 아이오아이가 개별 소속사 활동을 병행하다가 정작 본 활동에 아쉬운 영향을 미쳤던 전철을 밟을까 우려 섞인 시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오디션으로 선발된 프로젝트 걸그룹의 개별 소속사 활동 금지나 전업 의무 등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런칭 당시의 방송사와 출연자 간의 계약 조항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본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나,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약관심사과가 2016년 4월 26일과 2018년 5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서바이벌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 출연계약서상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발표함으로써 관련 내용이 일부 공개된 바 있다.

◇오디션 프로젝트 계약, 어떻게 변화돼 왔을까?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4월 CJ E&M의 ‘프로듀스101’, ‘위키드’ 및 SBS의 ‘K팝스타 시즌5’의 출연계약서 및 참가자 동의서의 불공정 약관 조항 중 일부를 시정해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정된 불공정 약관 조항은 12개 유형이었다. △출연자에게 발생한 피해에 대한 일체의 이의제기를 금지하는 조항 삭제 △출연자의 자작곡에 대한 저작권 등 법률상 권리를 일괄적으로 방송사에게 이전하는 조항 시정이 주요 내용이었다.

공정위는 출연자가 촬영 내용의 부당한 편집, 소위 ‘악마의 편집’의 경우에도 방송사에게 방송금지 가처분 및 언론중재위원회 청구를 포함하는 민·형사상 법적 청구와 일체의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상당한 이유 없이 출연자의 법률에 따른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으로 보아 약관규제법 제11조 제1호에 위반돼 무효라는 판단이다.

또한 출연자의 자작곡의 음원에 대한 저작권은 저작권법상 원칙적으로 창작과 동시에 출연자에게 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기존 약관에서는 이를 포괄적·영구적으로 방송사에게 귀속시키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를 출연자에게 저작권 등 법률상 권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방송사와 출연자 간 별도의 합의를 통해 정하도록 수정했다.

이외에도 출연자가 출연계약 위반 시 일률적으로 최대 3000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는 조항, 출연자 가족 인터뷰 방송 활용을 강제하는 조항 및 출연자 가족에게 인터넷 글 게시나 인터뷰 등을 금지하는 조항 등을 수정하거나 삭제했다.

공정위는 2018년 5월엔 더유닛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YG엔터테인먼트, KBS의 ‘더 유닛’, ‘믹스나인’ 방송 프로그램 출연 계약서, 매니지먼트 계약서를 시정했다. 당시 시정된 불공정 약관 조항은 4개 유형이었는데, ‘타 방송 출연 금지 조항’이 그 핵심 내용이었다.

KBS는 '더 유닛' 출연 계약 기간 동안 출연자에게 KBS의 다른 방송에 대한 출연의무를 부과하면서, 타 방송사 프로그램 출연 등 별도 연예 활동에 출연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출연자의 의사와 자유로운 선택을 지나치게 제한한 부당한 조항으로 판단해 약관규제법 제6조에 따라 무효라고 봤다.

나아가 KBS와 YG 모두 방송 프로그램이 출연자에게 대금 지급과 수익 배분만 완료하면 방송사의 모든 책임을 면제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계약에 있어 방송사는 대금 지급과 수익 배분 외에도 프로그램 제작·홍보에 성실히 임할 의무, 출연자의 인격권과 미성년자를 보호할 의무 등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분쟁에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상당히 불공정한 조항이었다. 공정위는 이 조항을 방송사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출연자에게 떠넘기는 조항이라고 보아 약관규제법 제7조에 따라 역시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2018년 5월 시정의 조사 대상 사업자였던 더유닛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YG엔터테인먼트, KBS는 위 약관 심사 과정에서 해당 약관 조항을 모두 스스로 시정하였다.

◇'개별 기획사 활동 금지'조항 유무가 문제

'프로듀스 48'이 '프로듀스 101'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최소한 2016년 시정 내용은 상당수 출연계약에 반영되었으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워너원의 경우로 미루어 볼 때 '개별 기획사 활동 금지' 조항도 한국 소속사 및 출연자에게는 이미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러나 CJ E&M과 일본의 AKB48 및 그 출연자 사이에도 동일한 계약 조항이 존재하고 그대로 반영되었는지는 현재까지 파악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지점에서 팬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 그룹에서 어떤 이는 기존 그룹으로 다시 합류해 새 앨범을 내고, 다른 이는 별도의 새 그룹의 중심 멤버로 함께 데뷔하는 등 개별 소속사 활동을 이어가면, 다양한 소속사가 모인 프로젝트 그룹은 그 정체성을 상실하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아이즈원은 소위 '국민프로듀서'가 직접 선발한 국민 아이돌로 막대한 팬덤을 가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일본 멤버들에 대해 개별 기획사 활동금지가 계약서에 포함돼 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아이즈원의 소속사인 오프더레코드 측은 금번 콘서트 참여가 아이즈원의 겸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후 참가 일정은 없을 것이라 공식적으로 못 박았다. 아이즈원 전원의 2년 6개월간 전임은 글로벌 걸그룹으로 탄생시켜 준 국민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자 배려며, 투표로 탄생한 국민 아이돌의 숙명인 것이다.

이충윤 변호사

이충윤 변호사는 서울대 물리학부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법무법인 주원의 파트너 변호사로 민·형사 소송을 주로 수행하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국민권익위원회 전문상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충윤 변호사(법무법인 주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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