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도 괜찮았다"..보일러 연통 언제 분리됐나

배재성 2018. 12. 1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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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펜션에서 의식을 잃은 10명의 대성고 학생들이 일산화탄소(CO) 중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 확인 결과, 이 펜션의 LPG(액화석유가스) 보일러에 연결된 연통(煙筒)은 분리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사고 원인으로 가스보일러와 연통의 연결 미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 2층 발코니에서 18일 밤 국과수와 경찰 관계자들이 가스보일러 연통을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통은 일산화탄소를 외부로 빼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펜션의 연통에 문제가 생긴 시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김한근 강릉시장과 경찰 등은 18일 사고 펜션을 찾아 보일러실을 점검한 뒤 “연통이 가스보일러 본체와 제대로 연결이 안 돼 틈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형원(49) 가스안전공사 LPG 부장은 “LPG가 불완전 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생기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연통을 외부로 빼놓는다”며 “연통이 빠진 틈 사이로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불과 지난달만 해도 해당 펜션에는 문제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같은 객실을 이용한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 내부의 사진을 올리며 “2층 공간이 상당히 넓은 거로 기억하는 데 여기까지 가스가 올라왔다면 정말 심각한 수준의 가스 누출사고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통이 문제라면 지난달 26일 이후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연통이 청소가 안 돼 그을음이 내부에 쌓이면 유독 가스 배출이 원활해지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연통 접속 부 연결이 헐거워져서 연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실내로 샜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강릉에서 비슷한 구조의 숙박시설에서 일가족 4명이 잠을 자다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측정한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159ppm으로 환경부의 정상 기준치(10ppm)의 15배가 넘는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 몇 시간 노출되면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경찰은 LP가스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이 틈으로 새어 나와 실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5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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