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박항서 매직'에도 웃지 못하는 美 거주 베트남인들 [월드이슈]

국기연 2018. 12. 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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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세안 축구연맹 스즈키 컵에서 우승하자 베트남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거주해온 베트남인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민법에 따라 미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1995년 이후에 미국으로 온 베트남인만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이다.

스로워 대변인은 미국 거주 베트남인 중에서 합법적인 이민 서류가 없거나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은 2008년 협정의 적용 대상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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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세안 축구연맹 스즈키 컵에서 우승하자 베트남이 발칵 뒤집혔다. 베트남이 10년 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자 베트남 전역이 축제 분위기이다. 그러나 ‘박항서 매직’에 취할 수 없는 베트남인들이 있다. 지난 1975년 베트남전 종전을 전후해 미국으로 이주한 난민 출신 일부 베트남인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 이민 정책에 따라 미국과 베트남이 정식으로 국교 정상화를 한 1995년 7월 이전에 미국으로 건너온 일부 난민을 추방할 계획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8월에 미국 거주 베트남 난민 추방을 추진했다가 이를 보류했으나 다시 입장을 바꿔 이들을 추방하려 한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의 제임스 스로워 대변인은 트럼프 정부의 베트남인 추방 계획을 확인했다고 이들 매체가 전했다. 미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거주해온 베트남인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민법에 따라 미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1995년 이후에 미국으로 온 베트남인만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원칙적으로 수교 이전에 미국에 온 베트남인은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애틀란틱이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베트남은 지난 2008년에 체결한 협정을 통해 수교 일인 1995년 7월 12일 이전에 미국에 입국한 베트남인을 추방하지 않기로 합의했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봄 이 협정에 대한 유권 해석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베트남계 주민 중에서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은 보호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고 애틀란틱이 전했다. 스로워 대변인은 미국 거주 베트남인 중에서 합법적인 이민 서류가 없거나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은 2008년 협정의 적용 대상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의 케이티 왈드만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현재 최종 추방 대상자로 결정된 베트남인은 7000명가량이고,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며 전임 미국 정부에서 구속되거나 기소돼 연방 이민 법원 판사가 추방 명령을 내렸던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왈드만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범죄 경력이 있는 이민자를 최우선으로 본국으로 추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틀란틱은 “1995년 이전에 미국에 온 베트남인들은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모두 보호를 받았다”면서 “이들은 베트남전의 난민이고, 남베트남계로 미국과 함께 베트남전에서 북베트남과 싸웠던 동맹군의 자녀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베트남으로 추방되면 현 베트남 정권으로부터 탄압받을 수 있다. 미국의 인권 단체들은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처가 비인도적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케빈 람 ‘아시안아메리칸 리소스 워크샵’(AARW) 국장은 “43년 전부터 많은 동남아계 아시안이 전쟁과 공산 통치에서 벗어나고자 조국을 버리고 왔고, 그 전쟁에 미국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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