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과학을읽다]사라진 지하철 우산 비닐커버, 다음은?

김종화 2018. 12. 16. 0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비 오는 날이면 지하철 타기 전에 항상 우산을 덧씌우던 비닐커버가 요즘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5월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하철과 관공서에서 우산 비닐커버는 모조리 없어졌습니다.

투명하고 길쭉한 비닐 봉투인 우산 비닐커버는 바닥에 떨어진 빗물 때문에 승객들이 미끄러져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출입구에 비치했었는데 이 비닐커버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자 없앤 것입니다.

국내 연간 우산 비닐커버 구입 비용만 1000억원 정도였다고 하니 엄청난 낭비였던 것이지요.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우산 비닐커버.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비 오는 날이면 지하철 타기 전에 항상 우산을 덧씌우던 비닐커버가 요즘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겨울철이라 잠시 치워둔 것일까요?

잠시가 아닌 영원히 사라진 것입니다. 지난 5월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하철과 관공서에서 우산 비닐커버는 모조리 없어졌습니다. 지하철과 관공서에서 우산 비닐커버가 싹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투명하고 길쭉한 비닐 봉투인 우산 비닐커버는 바닥에 떨어진 빗물 때문에 승객들이 미끄러져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출입구에 비치했었는데 이 비닐커버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자 없앤 것입니다.

비닐은 플라스틱으로 만듭니다. 인류의 보물에서 인류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분해되는 기간이 500년 이상 소요됩니다. 특히 비닐봉투는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잘게 부서지는데 이 부서진 조각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거쳐 마지막에는 인간의 몸 속에 쌓이게 됩니다.

비닐봉투 1톤(t)을 만드는데 11배럴(bbl)의 석유가 사용되고, 5870㎏ 정도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이 온실가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30년 나무 1130그루 정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특히 우산 비닐커버는 1회용으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해야 하는데 물기 때문에 소삭도 어려워 그냥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일이 물기를 빼고 소각해도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는데 있었습니다. 서울시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에서 지난 2015년에만 528만장, 2016년 488만장, 지난해에는 483만장이 사용됐습니다. 전국 관공서에서만 연간 1억장 이상의 비닐커버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우산 비닐커버만 이 정도고, 비닐봉투로 확대하면 그 양은 더 놀랍습니다. 지난 2015년 기준 유럽의 주요국가의 국민 1인당 연간 비닐봉투 사용량을 보면 폴란드가 460장으로 가장 많고, 그리스 250장으로 그 뒤를 잇습니다. 다음으로 스페인 120장, 독일 70장, 아일랜드 20장, 핀란드는 4장의 순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은 420장으로 독일의 6배, 핀란드의 무려 105배나 비닐봉투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해보면 참 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1장에 20원에 판매합니다. 대량으로 판매할 때 ㎏당 1만8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지하철을 포함한 전국 관공서에서 연간 비닐커버를 소비하는데 드는 비용만 2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1인당 연간 비닐봉투 420장을 소비하니 현재 남한 인구 5163만명이 연간 216억8000만장 정도를 소비합니다. 비닐봉투 1장을 편의점 가격의 절반인 10원에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비닐봉투 값만 2170억 정도나 됩니다. 거기다 처리비용을 포함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국내 연간 우산 비닐커버 구입 비용만 1000억원 정도였다고 하니 엄청난 낭비였던 것이지요.

우산 비닐커버 대신 사용하고 있는 우산 빗물제거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지하철과 관공서에서 우산 비닐커버 사용을 중단한 이유입니다. 대신 요즘은 친환경 빗물제거기를 사용합니다. 극세사 천뭉치가 들어있는 기구의 사이에 젖은 우산을 통과시키면서 털면 빗물이 천뭉치에 빨리거나 아래로 떨어져 빗물이 제거되는 원리입니다.

보통 우산의 빗물이 85% 이상 제거되고, 극세사 천뭉치는 털거나 말려서 금방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극세사 천뭉치가 젖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요즘은 그런 단점을 보완한 다양한 기기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회용 우산 비닐커버 사용 중단은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의 작은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닐봉투 사용도 줄여야 합니다. 편의점에서 비닐봉투값 20원을 받는다고 화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너무 싸서 그런 것 아닐까요? 비닐 처리비용까지 합쳐 비닐봉투 1장에 200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