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설계 결함'에 아이 손가락 잘렸는데.."절반은 부모 탓"?
[앵커]
식기 세척기의 날카로운 테두리에 어린 아이의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국내 판매량 1위 업체의 제품인데, 설계상 결함을 인정하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까지 확인됐지만, 제조사는 절반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살 최지수 군,
두달 전 집에서 놀다 넘어져 손가락이 식기 세척기 뒷면에 끼었습니다.
손가락 한마디가 잘려 나가 응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최도원/지수 군 아버지 : "미끄러져서 손이 이렇게 들어갔어요. 여기 마감처리 안 된 부분... 굉장히 날카롭거든요, 여기가."]
세척기 뒷면의 날카로운 금속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겁니다.
KBS가 입수한 제조사 SK매직의 자문 의견서.
비용을 아끼려고 세척기 뒤쪽에 보호판을 대지 않아 이용자가 다칠 가능성이 있다고 돼 있습니다.
'설계상 결함'을 회사 측도 사실상 인정하는 셈입니다.
지수 군 부모는 마감 처리가 안 돼 사고가 났다며 회사 측에 항의했지만 황당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부모도 아이를 잘못 보살핀 책임이 있다며 과실 비율이 절반 정도란 겁니다.
항의를 계속하자 합의금을 3백만 원 더 주겠다는 제안도 했습니다.
[최도원/지수 군 아버지 : "'얼마의 보상을 원하세요?' 전 그 말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솔직히."]
SK매직은 이번 사고 뒤 모든 식기세척기 뒷면에 보호 덮개를 붙였다고 밝혔습니다.
매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마감 처리가 안 된 물건이 여전히 팔리고 있습니다.
[SK매직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그냥 스탠드 형으로 해도 이렇게 (덮개) 없이 나오는 건가요? 덮개 같은 것 없이?) 네, 네. 이렇게. 그니까 이렇게 막아주시면 돼요. 천이나 이런 걸로."]
SK매직은 책임을 인정하고 뒤늦게 최 군 가족의 입장에서 사고를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 식기 세척기 마감 잘못으로 4년 동안 모두 6명이 다쳤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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