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감반 쇄신안' 발표..간판 바꾸고, 구성원 다양화

신혜원 2018. 12. 14. 19: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가 공직기강 해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에 대한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이름에서 권위적인 어감을 주는 '특별'이라는 표현을 빼고요. 인적 구성도 다양화하기로 했는데, 이와 함께 경제라인을 포함해서 아까 얘기했던 대로 16명에 달하는 차관급 인사도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죠. 오늘(14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집권 3년 차를 준비하는 청와대 소식을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장원 급제 후 암행어사로 발탁된 신 반장. 복국대왕으로부터 전국의 탐관오리를 색출하라는 특명을 받습니다. 옆 마을 양 사또네 관아를 찾아가서 "네가 바로 그 탐관오리냐" 이렇게 마패를 꺼내려고 하는데, 바로 그 때, 버선발로 뛰어나온 최 이방과 고 이방. "아유 어사님, 그러지 말고 골프, 아니 격구나 한판 치시죠" 라면서 살살 꼬십니다. 결국에는 잔칫상까지 거하게 대접을 받고요. 엄벌은 커녕 "나 뇌물사건좀 잘 봐줘"라는 양 사또의 청탁까지 받습니다.

공직자의 비위를 적발해야할 감찰반이 되려 비위 당사자의 청탁을 받는 일.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여전히 있습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소속이었던 김모 수사관이 경찰을 찾아가 지인의 뇌물사건을 이른바 '청부조사' 했죠. 청와대가 발칵 뒤집혀서 진위파악에 나섰는데, 급기야 특감반 직원이 근무시간 중 단체로 골프를 쳤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지난 5일) : 문재인 대통령은 어젯밤 귀국 직후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습니다. 보고 내용은 이른바 '특별감찰반 사건의 그동안 진행 경과와 앞으로의 특별감찰반 개선 방안'이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조국 수석의 특감반 전원교체 대처가 적절했다면서도, 기강 확립을 위한 개선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오늘 공개됐는데요. 자세히 한번 뜯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간판을 바꿨습니다. 기존의 청와대 조직도를 보면요. 비서실장 산하 민정수석실에 민정, 반부패, 공직기강, 법무 4개의 비서관실이 있고요. 민정과 반부패비서관실에 '특별감찰관'이 각각 배속돼 있습니다. 여기에서 권위적인 어감을 주는 '특별' 글자를 뗐고요. 또 비위 의혹의 중심이었던 반부패비서관실 감찰반에는 '공직'자를 붙였습니다.

두 번째로 인적 구성도 바뀝니다. 기존에는 검찰과 경찰 출신 수사관으로만 꾸려졌다면, 이제는 검경뿐 아니라 감사원, 국세청 등 여러기관 출신으로 다양화했습니다. 한 기관에서 온 구성원이 전체 인원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해서 내부 견제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또 업무 내규도 신설했는데요. 여태까지 내규가 없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놀랍습니다. 아무튼 감찰 개시 전에는 감찰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감찰 대상인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을 만날 경우에는 감찰반장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감찰반장에 대한 통제 방안이 빠진 것이 다소 아쉬운 대목입니다.

참고로 오늘 개편안은 2003년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만들었던 이른바 '문재인 버전'을 '조국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한 셈인데요. 조 수석은 "비위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깊이 자성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심기일전해 향후 공직사회의 비위근절과 기강확립에 매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6월 18일) : 역대 정부를 보더라도 2년 차, 3년 차 이렇게 접어들면 그런 도덕성이라는 면에서도 늘 사고들이 생기곤 했습니다. 우리 민정수석실에서 악역도 맡아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는 집권 3년차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들어서 최대규모인 16명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는데요. '홍남기 원팀'을 뒷받침할 경제라인 개편과 청와대 참모진들을 전진 배치한 점이 아주 눈에 띕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거시 경제통'이며,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다져진 국정과제와 현장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정책 성과를 가속화하고 경제활력 모멘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먼저, 기재부 1차관에는 이호승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을, 2차관에는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을 임명했습니다. 국무조정실 2차장에는 차영환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을 임명했습니다. 이 중에서 구윤철 2차관만 기재부 승진임명이고요. 이호승, 차영환 두 사람은 대통령비서실 소속 참모진이었습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대통령의 뜻을 직접 받들어 정책을 만들던 분들이 이번에는 직접 현장에 들어가서 구현해달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지난 11일) : 국민들은 오래 기다릴만한 그런 여유가 없습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빠르게 성과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적어도 이제 당장 내년부터는 성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문 대통령 집무실에 있는 일자리 상황판도 최근 새단장을 했습니다. 취임 직후 설치돼서 문 대통령이 이렇게 직접 시연까지 했었는데, 고용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전시용 아니냐'라는 지적을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경기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제조업 생산과 경상 수지 등 거시 지표를 대폭 보강했고요. 연령별·산업별 고용보험 가입자와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 실적 등을 추가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간판 바꾸고, 구성원 다양화"…청, 특감반 쇄신안 발표 > 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