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네수엘라 전국지 '엘 나쇼날' 75년 만에 인쇄 끝

차미례 2018. 12. 1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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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마지막 전국지 신문이며 반정부 신문인 '엘 나쇼날'( El Nacional )지가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과 용지난으로 발행을 멈춘다고 이 신문 편집진이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엘 나쇼날의 마지막 신문은 14일자를 끝으로 75년만에 발행을 멈출 예정이며 앞으로는 온라인 판만 남기게 된다.

엘 나쇼날 지는 한 때 부유한 산유국이었다가 20년간의 사회주의 정부 아래에서 경제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가장 강력한 비판을 해온 신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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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탄압과 용지난으로 14일자 마지막 인쇄
온라인 판만 남겨
【카라카스(베네수엘라) = AP/뉴시스】폐간을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마지막 전국지 '엘 나쇼날' 편집국의 풍경. 정부 비판에 앞장 서온 이 신문은 정부의 탄압과 용지난으로 75년만에 인쇄를 멈추고 인터넷 판만 남게되었다.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베네수엘라의 마지막 전국지 신문이며 반정부 신문인 '엘 나쇼날'( El Nacional )지가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과 용지난으로 발행을 멈춘다고 이 신문 편집진이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엘 나쇼날의 마지막 신문은 14일자를 끝으로 75년만에 발행을 멈출 예정이며 앞으로는 온라인 판만 남기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카라카스 본사의 편집진과 기자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중요한 뉴스를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할 것"이라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이 신문을 보면서 자랐다는 호르헤 마크리뇨티스 전무는 " 그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엘 나쇼날 지는 한 때 부유한 산유국이었다가 20년간의 사회주의 정부 아래에서 경제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가장 강력한 비판을 해온 신문이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모두 언론과의 관계가 최악이었으며, 기자들이 반정부 음모에 가담해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 AP/뉴시스】베네수엘라의 마지막 전국지 '엘 나쇼날'의 마지막호 최종 교정쇄가 편집국장 책상위에 놓여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베네수엘라의 국내 신문들 10여곳이 수입용지의 품귀와 전국 언론사를 강타한 경제 위기로 문을 닫았다. 엘 나쇼날은 마지막 전국지로 끝까지 버티다가 같은 운명이 되었다.

이 신문의 CEO 미겔 오테로회장은 "우리는 다른 신문보다는 훨씬 오래 견디어 냈지만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하게 되었다"고 ABC의 스페인어판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기자들은 악랄한 법정 소송과 투옥의 위협아래서 일하고 있으며, 그 중 몇 명은 생명의 위험을 느껴 국외로 탈출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친정부 국회는 지난 해에 정부에 대해 악성 기사로 판단되는 글을 쓴 사람에게 최고 20년형을 선고하는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온라인 뉴스를 발행하는 언론인들의 최대의 불만은 정부의 검열이 인터넷 사업자들을 통해 이뤄져 어떤 기사들은 아예 독자들이 검색조차 할 수 없도록 미리 막아버리는 데에 있다.

엘 나쇼날지는 올해 8월부터 매일 발행하던 신문을 주 5일 발행으로 줄였다. 신문사는 발행부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기자들은 지난 몇 해동안 종이신문 독자들의 수는 충격적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AP/뉴시스】마지막 호를 만드는 13일 기자들과 편집진의 얼굴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편집국 입구에 서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용지를 사들여 올 외화까지 동이나면서,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웹사이트의 사고를 통해 "드디어 종이신문의 인쇄를 멈출수 밖에 없게 되어 온라인 판만 낸다"고 공지했다.

현재 종이신문 기자 50명 중에서 이미 35명은 디지털 판으로 옮겼고 더 이상 해고는 없다고 파트리샤 스파다로 편집인은 말했다. 하지만 총 80명의 기자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엘 나쇼날지는 지난 15년 동안 갖가지 탄압과 방해에 시달려왔으며 세무감사, 광고 금지, 각종 소송등으로 무자비한 업무방해까지 당해야 했다. 오테로 회장은 수사기관의 협박을 피해서 몇 년 동안 국외에서 생활하기까지 했다. 사회당의 막강한 당수 디오스다도 카베요는 이 신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서 승소했다.

사회부 기자로 카라카스 시내의 위험한 거리시위를 취재해온 베테랑 여기자 로시벨 곤살레스는 "인터넷 기자가 되더라도 나는 거리낄 것이 없다. 우리는 이 신문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여기 남아서 기사를 쓸 것이다. 종이 신문이든 디지털이든, 우리는 계속해서 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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