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년차 직원도 강제휴직·명퇴.. 건설업계에 칼바람

김기중 2018. 12. 13.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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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년 이상 근무한 전 직원.'

시공능력 기준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며 내건 자격 조건이다.

시공 능력 상위 5개 건설사 가운데 4개 건설사가 희망퇴직과 유급휴직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실제로 시공 능력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의 3분기 누적기준 수주 실적은 39조3,6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조4,702억원(14.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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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만 4년 이상 근무한 전 직원.’

시공능력 기준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며 내건 자격 조건이다. 대상이 되는 직원이 희망 퇴직을 신청하면 1년치 연봉에 직급별로 최대 9,000만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 2년간 인력구조개선작업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신규 수주가 줄면서 주택 부문의 인력을 감축했고, 해외 수주 감소로 플랜트 인력의 이탈도 많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다시 희망퇴직을 받기로 한 것. 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도 인력 재배치 등 인력구조개선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우울한 세밑을 맞고 있다. 시공 능력 상위 5개 건설사 가운데 4개 건설사가 희망퇴직과 유급휴직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1일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희망자 신청 안내 공고문을 내고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림산업은 해외수주 부진 등을 이유로 지난해말 7,619명에서 올해 3분기말 7,255명으로 이미 인력을 축소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 3월부터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무급 휴직제를 추가 연장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올해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도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5,804명이었던 인력 중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상시 운영으로 400명 가량 감축했는데도 허리띠를 더 줄여야 할 상황이다. 해외 플랜트 수주가 줄면서 지난 10월부터는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2개월 단위의 유급 휴가제도 시행 중이다. 기본급만 받는 조건으로 1,000여명의 직원들이 2개월씩 돌아가며 쉬는 방식이다.

[저작권 한국일보]분기별 건설투자 증감률_김경진기자

GS건설은 유휴인력을 타 부문으로 전환 배치하면서 인력 운용 효율화에 나섰다. 우선 해외 플랜트 인력을 최근 현장이 급증한 주택사업 부문으로 순환 배치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대규모 감원설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 관계자는 “모기업인 현대ㆍ기아차의 실적이 좋지 않자 추측성 소문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며 “자연감소 인력 외 구조조정이나 인력 재배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부분의 건설사가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은 해외건설 수주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와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로 내년 국내 건설경기도 암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공 능력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의 3분기 누적기준 수주 실적은 39조3,6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조4,702억원(14.1%) 감소했다. 특히 그 동안 해외건설에 비해 상대적 호황을 누렸던 주택ㆍ건축 부분은 무려 30% 가까이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6.7%를 기록, 외환위기(1998년 1분기 -9.7%) 이후 82분기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1분기(-5.1%)보다도 감소세가 더 크다. 건설 투자 위축은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올해 SOC 투자에 지난해보다 3조원이나 적은 예산 19조원을 배정한 정부는 내년 예산안은 8,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20조원 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지던 주택 호황이 꺾이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건설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삭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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