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원내대표 나경원, 보수 재건 구원투수 될까

김성환 2018. 12. 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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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자유한국당의 재건을 지휘할 한 축으로 '스타정치인' 나경원이 등장했다.

내년 초 선출될 한국당의 차기 당 대표와 함께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당의 회생작업을 주도할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한국당이 지금 나경원 카드를 택한 것은 보수진영 전체의 운명과 관련한 승부수이자 모험으로 평가된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나 원내대표는 정치 입문 초기 보수의 미래를 책임질 여성 정치인으로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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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인지도 4선 중진… 고액 피부과 논란 등 약점도 많아

추락한 한국당 회생이냐 나락이냐… 정치력ㆍ리더십 검증 시험대

나경원(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취임인사 차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추락한 자유한국당의 재건을 지휘할 한 축으로 ‘스타정치인’ 나경원이 등장했다. 내년 초 선출될 한국당의 차기 당 대표와 함께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당의 회생작업을 주도할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한국당이 지금 나경원 카드를 택한 것은 보수진영 전체의 운명과 관련한 승부수이자 모험으로 평가된다. 정치인 나경원이 가진 스타성을 감안할 때 내년 초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이후에도 관심이 나 원내대표에게 쏠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간 쌓아왔던 인지도만큼이나 약점도 많이 노출됐다. 척박한 보수의 현실에서 ‘웰빙정당’이나 ‘엄친아’ 이미지가 강한 그의 등장이 적절하느냐는 당 안팎의 시선이 대표적이다. 그가 새로운 보수의 문을 여는 주역이 될 지, 보수의 몰락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리더가 될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현 한국당) 대선후보 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한 나 원내대표는 16년 만에 ‘무늬만’이 아닌 ‘실질적’ 당의 간판 자리에 올랐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나 원내대표는 정치 입문 초기 보수의 미래를 책임질 여성 정치인으로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엘리트 판사 출신에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녀로 인해 장애인 권익에 앞장선다는 점 등은 그를 보수 진영의 차기 여성리더 대열에 합류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강재섭 대표 체제 아래서 2년 간 당 대변인을 지내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당선된 이후에는 박근혜의 뒤를 이을 보수진영의 여성지도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치적 멘토인 강재섭 전 대표의 권유로 2010년과 2011년 잇따라 전당대회에 출마해 3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당시를 기억하는 한국당의 당직자는 12일 “당 대표들과 함께 돌아 다니면 시민들이 모두 나 원내대표에만 시선이 쏠려 민망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꽃길만 걸을 것 같던 그의 정치인생도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출마를 기점으로 부침을 겪었다. 당시 선거에서 초선 의원 시절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 참석과 고액의 피부과 이용 논란이 제기 되면서 흠집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상처만 남기고 선거까지 진 나 원내대표는 친박계가 공천을 주도한 2012년 19대 총선에선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채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4년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 뛰어들어 극적으로 회생한 뒤, 20대 국회까지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학재단 집안이라는 배경과 장애인 부모라는 타이틀이 대척점에 있는 이들에겐 오히려 공세의 빌미로 작용했다. 2016년에는 딸의 대학 부정입학 의혹에 시달려야 했고, 지난해는 역시 사학 집안이자 서울대 법대 동기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교되면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 기득권 옹호 인물이라는 안티 세력의 프레임에 번번히 발목을 잡힌 게 사실”이라고 평했다.

당 내부에서는 다소 흐릿한 그의 정치적 노선을 우려하는 얘기도 들린다. 바른정당 창당 때 보여준 애매한 입장과 비박계이면서 친박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대표에 오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대해 중립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조만간 발표될 비대위의 인적쇄신 결과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스탠스가 그의 앞날을 결정짓는 첫 관문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냈음에도 정치력과 리더십을 검증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도 나 원내대표가 극복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된다. 그와 가까운 한 전직 의원은 “그간 진영 내에서 좋은 이미지로 정치를 해 왔다면, 이제 능력으로 실력을 입증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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