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소음에 못살겠다"..풍력발전 두고 '갈라진 마을'

윤재영 2018. 12. 1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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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산자락 곳곳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마을 가까이 있다보니까 주민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소음 문제도 있고, 생계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합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영양군의 한 마을 입구입니다.

플래카드들이 줄지어 붙어있는데요.

보시면 제2풍력발전소 건설을 찬성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반대편을 보시면 풍력발전소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이 붙어있습니다.

한 마을이 풍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극명하게 나뉜 것입니다.

경북 영양군 삼의리 마을 주변에는 풍력발전기 수십기가 들어서 있습니다.

현재 추가로 22기가 공사 중인데, 여기에 제2풍력발전단지로 15기를 더하겠다는 사업 허가가 신청된 것입니다.

모두 세워진다면 100기가 넘는 발전기가 마을을 둘러싸게 됩니다.

[남실관/영양 제2풍력반대공동대책위원장 : 머리 위에 풍력이 뱅뱅 돌아가고 소음과 저음으로 인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제2풍력이 들어오면 그 가운데 우리가 갇히게 됩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생태계와 산림 훼손은 물론, 생계 피해도 주장합니다.

30년 넘게 양봉업을 해 온 한 주민은 영양군청 앞에 꿀벌통을 설치하는 시위도 벌였습니다.

10년 전부터 양봉장 주변에 들어서기 시작한 풍력발전기의 저주파 소음 때문에 벌들이 절반 가량 폐사했다는 것입니다.

안씨가 봄부터 가을까지 양봉업을 하는 곳입니다.

보시면 바로 보이는 저쪽에 올해 초부터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안효종/양봉업자 : 풍력기가 있는 반대쪽으로 벌이 다 몰리다 보니까 서로가 죽이고 싸움을 해서…]

찬성하는 주민들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찬성 주민 : 그런 것 들어오면 사람도 좀 많이 오고 구경도 되고 동네 도움도 좀 안 되나…]

발전소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반대 주민 : 공동체가 깨지죠. 돈이 중간에 개입되면서 마을 공동체가 완전히 파탄되는 겁니다.]

인근 요원리 마을의 경우 주택 바로 앞에 이미 수십개의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입니다.

가까이 갈수록 소음이 커집니다.

[주민 : 바람 부는 날은 시끄러워서 잠 못 자요 '쉭쉭…' 나라에서 하는 거 뭐 이래 쭉 가버리면 끝이지 뭐.]

강원도 평창 청옥산 꼭대기에서는 화훼 비닐하우스 단지 바로 옆에 풍력발전기 15기가 가동 중입니다.

화훼업을 하는 사람들은 풍력발전기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주장합니다.

[이해극/비닐하우스 농장 주인 : 파편(얼음 조각)이 날아와서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거야. 밭이 먼저 있었잖아, 밭이. 밭에다가 세우는 건 잘못됐다 이거지.]

발전소측도 피해 사실은 인정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평창풍력발전소 관계자 : 비닐하우스 전부 다, 비닐 교체 비용을 다 드려요. 저희도 예상치 못한 일이고. 딱히 방법이 현재로서는 국내에 다 없기 때문에…]

마을 또는 도로로부터의 풍력발전소 입지기준은 조례로 정하게 되어 있지만 대다수 지자체가 이에 관한 규정이 없습니다.

환경부가 제시한 지침이 있지만 소음과 관련해서는 권고 사항에 그칩니다.

전남 장흥에서는 최근 주민들의 시위 끝에 풍력발전소 건설 인허가 불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김선홍/장흥풍력발전건설반대대책위원장 : 주민 수용성 부분을 충족 못 하고, 인근에 수질오염 문제가 있죠. 군청 앞에서 저희가 1년 6개월을 (시위)했어요. 피켓 들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 근거리에 풍력발전소들이 계속 들어서자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중요하지만 인근 주민들까지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과 지침이 필요한 때입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송재웅)
(영상디자인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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