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렇게 맞을 바엔 차라리.."인천 추락사 중학생의 마지막 말

최모란 2018. 12.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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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 상해치사 등 혐의로 가해학생들 구속 기소
피해 중학생, 폭행 피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
논란된 패딩은 "거짓말로 교환한 것" 결론 내

또래 중학생을 집단폭행해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10대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의 패딩점퍼를 입고 법원에 출석했던 10대에겐 거짓말로 점퍼를 교환한 것으로 확인돼 사기죄가 추가 적용됐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세영 부장검사)는 12일 상해치사 등 혐의로 A군(14)과 B양(16) 등 중학생 4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인천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폭행하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지난달 16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뉴스1]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다문화 가정 출신인 C군(14)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C군의 어머니는 러시아인이다.
또 같은 날 오전 2시10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C군에게 14만원 상당의 전자담배를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C군이 가해자 중 한 명의 아버지 얼굴에 대해 험담을 하고 사건 당일 "너희와 노는 것보다 게임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었다. 이후 이날 오전 2시30분쯤 C군에게 1차 폭행을 한 뒤 낮 12시쯤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며 재차 불러내 또 폭행을 시작했다.
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심한 수치심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옥상에서 80분 정도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한 C군은 A군 등이 폭행을 멈춘 사이 난간에 올라가 추락해 숨졌다.
A군 등은 "난간에 올라가는 C군을 보고 깜짝 놀라 말리려고 달려갔는데 C군이 '이렇게 맞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며 순식간에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C군이 사망한 후에도 현장에 남았다. "도망가면 의심받을지 모르니 C군이 자살한 것으로 하자"고 말을 맞추기도 했다.
검찰은 가해 중학생 4명 중 A군 등 남학생 3명에게 공동공갈과 공동상해 혐의도 적용했다.
인천지방검찰청 전경. [중앙포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숨진 C군의 패딩점퍼를 입어 논란이 됐던 A군에게는 사기죄가 추가로 적용됐다.
'갈취냐', '교환이냐'를 놓고 말이 많았던 패딩점퍼에 대해 검찰은 '교환'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A군은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11일 오후 7시30분쯤 C군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내가 가지고 있는 흰색 롱 패딩이 일본 디즈니랜드에서 산 옷"이라고 거짓말을 해 C군의 패딩점퍼(25만원 상당)와 교환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A군이 C군에게 건넨 롱 패딩은 또 다른 친구에게 빌려 입은 낡은 점퍼였다.

검찰 관계자는 "패딩점퍼 교환 당시 주변 폐쇄회로 TV(CCTV)를 확인한 결과 둘 사이에 강압적인 정황이 없었다"라며 "C군이 다른 친구들에게 '좋은 롱 패딩으로 바꿔입었다'고 얘기했다는 진술도 나와 옷을 바꿔입는 과정에서 강제성은 없다고 보고 A군에게 사기죄를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A군 등과 함께 1차 폭행에 가담해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D양(15) 등 2명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피의자들에게 선고될 수 있도록 철저히 공소유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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