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계약보다 비싼 의자 납품..대법 "제재는 가혹"

강진아 2018. 12.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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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과 계약한 제품과 다른 의자를 납품한 것은 계약 위반이지만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A사가 지방자치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계약과 다른 제품을 납품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봤지만,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처분은 가혹하다며 이를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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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요구로 조달청 계약과 다른 제품 납품
1심 원고 패소 → 2심 "재량권 남용" 원고 승소
대법, 처분 취소 확정.."법 크게 훼손하진 않아"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조달청과 계약한 제품과 다른 의자를 납품한 것은 계약 위반이지만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의자 제조·판매업체 A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A사가 지방자치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계약과 다른 제품을 납품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봤지만,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처분은 가혹하다며 이를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약의 당사자가 조달청이고 수요기관인 지자체들은 제3자"라며 "지자체들이 계약 내용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어 A사가 임의로 계약에서 정한 제품과 다른 제품을 납품한 행위 자체는 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에서 정한 제품보다 효용성이 크고 고가·고급 사양이라거나 수요기관 요청에 부응했다는 사정 등으로 계약 위반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A사에 입찰제한의 제재를 가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품 공급 과정에서 절차의 투명성이 훼손되지 않았고 예산낭비적 요소도 발생하지 않아 국가계약법 등 입법취지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A사는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된 고정식 연결의자를 각 지자체의 '작은 영화관' 사업에 납품하는 물품계약을 지난 2014년 조달청과 체결했다.

그 뒤 지자체들은 조달품목에 없는 다른 의자가 적절하다며 이를 요구했고, A사는 당초 계약한 단가 35만원의 의자보다 높은 가격인 단가 4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급 관람 의자를 납품했다.

이에 조달청은 지난 2016년 계약과 다른 제품을 납품했다며 A사에 3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고, A사는 부정한 행위가 아니라며 이를 취소해달라고 이 소송을 냈다.

1심은 "각 지자체가 계약내용을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고 A사는 계약을 위반했다"며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조달청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A사가 공급한 의자는 계약에서 정한 제품과 비교해 내구성이 단축되거나 안전도에 위해를 가져오지 않고 기준규격보다 사양이 더 높다"며 "국가계약법 등 입법취지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보이지 않아 이 같은 중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해 보인다"고 밝혔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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