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앵커의 눈] 아파트·유치원·주유소까지..고양 열 수송관 10%가 '시한폭탄'
[앵커]
5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고양시 열 수송관 파열 사고 현장은 오늘(11일), 이렇게 복구 작업이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끝일까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난달 만든 '열 수송관 위험 현황도'입니다.
고양시에 묻힌 천 2백여개 구간 수송관을 전수 조사한 건데, 기대여명, 그러니까 수송관을 앞으로 더 쓸 수 있는 연수가 '0년'이하인 곳이 '위험 1등급',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백석역 사고 지점도 위험 1등급이었습니다.
KBS가 이런 '위험 1등급' 현장을 살펴봤더니 전체 수송관의 무려 10%에 달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고가 난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이 매설된 건 1992년.
기대수명이 보통 40년인데, 이번엔 매설 26년 만에 터졌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보온재 손상이나 보수라든지, 고압 케이블 등에 의한 부식, 이런 것들에 따른 수명저감을 다 고려해서 평가합니다."]
난방공사는 이런 손상 등을 고려해 이 수송관의 수명이 21년 단축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미 26년을 썼고, 수명 저감 기간 21년을 더하니, 기대수명을 7년이나 넘긴 셈입니다.
지금 제 발 아래, 땅 밑에도 열 수송관이 묻혀 있습니다.
사용한 지 23년, 수명저감 기간은 44년이나 돼 기대수명은 이미 27년을 넘겼습니다.
매설 지점은 어린이놀이터.
바로 옆에는 유치원 두 곳이 있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유치원 학부모 : " 항상 불안하죠. 여기 뿐만 아니라 (아파트들이) 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서 겨울마다 사고가 난다고 하니까 좀 걱정이 돼죠."]
다른 위험 1등급 지역도 가봤습니다.
초등학교와 주유소, 쇼핑몰 인근 등이 있는 곳입니다.
사고가 난다면 적잖은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지역입니다.
고양시에 묻힌 수송관 1220개 구간, 341km 가운데 이런 '위험 1등급'은 127개 구간, 34.1km로 전체의 10%에 이릅니다.
[윤한홍/자유한국당 의원/산자위원 : "전국의 열 수송관에 대한 평가 자료가 있을 것입니다. 해당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기대수명이 끝난 열 수송관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교체, 보수 작업이 이뤄져야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 난방공사 측은 "기대수명이 끝났다고 곧바로 수송관을 교체해야 하는 건 아니라면서 해당 구간은 위험 징후 등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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