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1조 규정 유명무실..'홀로 작업' 20대 노동자 참변

정영재 2018. 12. 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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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져..5시간 만에 발견
사람 없다며 '2인 1조' 규정 지켜지지 않아
"3년 전부터 시설 개선 요구했지만 반영 안 돼"

[앵커]

오늘(11일) 새벽,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소속 20대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석탄을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 아래서 숨진 지 5시간 만에 발견됐는데 2명이 함께 일해야 하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또, 사고 신고도 시신을 발견한지 1시간 뒤에 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소방관들이 설비 아래서 남성의 시신을 꺼냅니다.

서부발전 산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3개월 전부터 일을 시작한 하청업체 계약직 노동자 25살 김모 씨입니다.

김 씨는 어제 오후 10시쯤 혼자 설비 점검을 나갔다가 연락이 끊겼습니다.

직원들이 찾아 나섰지만 5시간이 지난 새벽 3시 20분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옥내저탄장에서 9·10호 발전기로 가는 석탄운반타워 컨베이어벨트 아래였습니다.

벨트 아래 좁은 공간에 떨어진 석탄을 빼내는 작업은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규정상 2명이 함께 나가야 하지만 사람이 없다며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119 신고는 시신 발견 1시간이 지난 새벽 4시 30분이 돼서야 접수됐습니다.

[동료 직원 : 저희가 119신고를 하려고 해도 못 하게 합니다. 밖으로 나가면 안 되니까요, 사건이.]

발전소 측은 이미 숨진게 확인돼 119 신고를 안했고 경황이 없어 경찰 신고도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동료 직원들은 3년 전부터 시설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구간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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