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이 오징어 싹쓸이" 울릉도 어민들 울상

입력 2018. 12. 10. 14:46 수정 2018. 12.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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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울릉도에서 고기잡이를 해왔지만 이렇게 오징어가 잡히지 않기는 평생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재해로 봐야 할 만큼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7t짜리 작은 배로 오징어잡이를 해온 울릉 어민 박원호(60)씨는 "오징어가 잡히기 시작한 지난 10월 이후 겨우 13일 조업을 했을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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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획량 451t 그쳐 100년만에 최악
"생계비 지원, 이자감면 등 대책 세워달라"
한창 붐벼야 할 오징어 성어기이지만 울릉도 어판장이 썰렁하다. 이곳 어민들은 “예년과 달리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생계를 걱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울릉군 제공

“40년 동안 울릉도에서 고기잡이를 해왔지만 이렇게 오징어가 잡히지 않기는 평생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재해로 봐야 할 만큼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7t짜리 작은 배로 오징어잡이를 해온 울릉 어민 박원호(60)씨는 “오징어가 잡히기 시작한 지난 10월 이후 겨우 13일 조업을 했을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7천만원 어치의 오징어를 잡아올려 기름값과 어선 수리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3천만원 정도로 생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13일 조업에 겨우 800만원을 벌어 앞으로 1년 동안 어떻게 살아갈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10일, 경북 울릉군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 한 해 동안 오징어 어획량은 451t에 머물렀다. 2017년 오징어 어획량 765t, 2016년 어획량 787t에 견줘보면 크게 줄었다. 1년에 1만여t씩 잡히던 15년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이곳 어민들은 “올해는 울릉도에서 오징어 조업이 시작된 1902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오징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11월 이후 어선들이 아예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장지영 울릉군 해양수산과장은 “기후변화, 날씨, 남획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중국어선들이 울릉 연안으로 들어와 오징어를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오징어가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이곳 어민들은 “울릉도 섬에서 분명히 12해리(22㎞)까지는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영해라고 알고 있지만 3∼4해리 안에서도 중국어선들이 나타나 싹쓸이해가는 모습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우리 해경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울릉도 어민 1천여명이 올 한 해 동안 오징어를 잡아 벌어들인 수입은 19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9억원의 38% 수준이다. 울릉도 어민들이 보유한 어선은 173척. 그나마 10t이 채 안 되는 소형어선이 전체 80%를 웃돈다. 배 1척이 올리는 연간 수입이 1천만원을 약간 넘을 뿐이다. 김해수(60) ‘울릉 채낚기실무자협회’ 회장 직무대리는 “오징어 잡이는 울릉도 어민들의 전체 수입에서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 이곳 어민들은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 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울릉군에서 열린 어업인 간담회에서도 어민들은 “수협에서 얻어 쓴 영어자금의 이자를 감면하고 상환 기간을 늘려달라. 또 영세어민들에게 생계비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병수 울릉군수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어민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생계대책과 각종 지원책을 경북도와 중앙부처에 강력하게 건의하겠다. 울릉군 차원에서도 해결방안을 여러 방면에서 찾아보겠다”고 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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