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이임사 "인기없는 경제정책 펼 진정한 용기 필요"

2018. 12. 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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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적은 불확실성..일관된 메시지 주는 데 역점 둬야"
"정부 안에 형성된 기득권의 틀 깨야 구조적 문제 풀 수 있어"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어려움은 상시화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국민들께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동연 부총리, 마지막 인사 (세종=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장관실을 나서고 있다. cityboy@yna.co.kr

그는 이날 기재부 내부망 모피스에 올린 이임사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용기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용기는 실력이 뒷받침되는 자기중심이 서야 나온다"면서 "논란과 비판이 있더라도 자기중심에서 나오는 소신을 펴야 한다. 소신대로 할 수 없을 때 그만두겠다는 것은 작은 용기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바치는 헌신이야말로 큰 용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헤밍웨이는 용기를 '고난 아래서의 기품'이라고 정의했다"면서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에 기품있게 맞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경제에 있어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만 가능하다며 "기득권을 허물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정치권이 중심이 돼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다"면서 "언론, 노조, 대기업, 지식인들도 동참해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경제의 살길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라며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은 스스로 사전 대비를 할 수 있다. 투자, 고용, 위험부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책의 출발점은 경제 상황과 문제에 대한 객관적 진단"이라며 "그 토대 위에서 일관되고 시장에서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노력해야 경제 주체들의 경제하려는 동기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장관실 나서는 김동연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장관실을 나서고 있다. cityboy@yna.co.kr

김 부총리는 이어 "정책적 상상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상상력에서 비전이 나오고 그 비전 속에서 실천력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상상력이 부재하면 기존의 생각과 방식을 따르게 마련"이라며 "창조적 파괴는 시장에서만이 아니라 정부 안에서도 필요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속에 형성된 기득권의 틀을 깨야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년 6개월간 우리 경제와 민생만 보고 일했다"면서 "정부 내 의견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일부 있었지만, 제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준거 틀이었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획재정부를 떠난다"면서 "한편으로 아직 많은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자리가 많이 늘지 못했고, 소득분배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실직의 공포와 구직난에 맞닥뜨린 근로자와 청년,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자영업자, 나아지지 않는 경영성과에 늘 걱정하는 기업인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기획재정부 제공]

그는 "그래도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지난 1년 6개월간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패러다임 변화에 주력해 구조개혁의 모멘텀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고통스럽겠지만 모두가 마음과 힘을 합쳐 구조개혁에 매진한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평범한 소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간다. 가뿐한 행장으로 떠난다"면서 "제 인생의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간다"며 끝맺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이임사를 끝으로 퇴임해 만 34년 공직생활을 마쳤다. 후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임기를 개시하며 11일 취임식을 연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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