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조중 순직한 소방관들에 과실책임 물은 화물공제

송이라 2018. 12.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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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활동 중 도로 갓길에 정차해놓은 소방차를 들이받아 소방관 3명을 사망케 한 화물차측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과실책임을 물어 논란이다.

9일 관련업계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경북지부는 유기견 구조활동 중 화물차가 받은 소방펌프트럭에 치어 숨진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문모(23ㆍ여)씨, 김모(30ㆍ여)씨를 포함한 3명의 유족들에게 "고인측에도 20~30%의 과실이 있어 보험금을 감액하겠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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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구조 중 교통사고 사망 소방관에 "30% 책임"
갓길 주·정차 및 안전장비 설치의무 위반 책임
사고시 면책조항 없어 유족이 소송으로 시비 가려야
"국민 생명 구하는 소방관에 책임 무는건 합당치 않아"
지난 3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서 “사람에게 위협이 되는 개를 잡아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펌프 차량을 25t 화물트럭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 3명이 숨졌다. 당시 소방차량이 심하게 파손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구조활동 중 도로 갓길에 정차해놓은 소방차를 들이받아 소방관 3명을 사망케 한 화물차측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과실책임을 물어 논란이다. 구조활동 등 합법적인 공무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거나 정부가 대신 보상해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경북지부는 유기견 구조활동 중 화물차가 받은 소방펌프트럭에 치어 숨진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문모(23ㆍ여)씨, 김모(30ㆍ여)씨를 포함한 3명의 유족들에게 “고인측에도 20~30%의 과실이 있어 보험금을 감액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들은 지난 3월 30일 유기견 구조 신고를 받고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 갓길에 소방펌프차를 세운 후 내려 구조활동에 나서던 찰나 25t 트럭이 정차된 소방차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 받으면서 사망했다. 당시 문씨를 포함한 2명은 소방관 임용을 2주 앞둔 예비 소방관인 탓에 순직 인정이 불가능해 정부가 소방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해 정식 소방관으로 임명했다.

공제조합 측은 “고속도로 등에서 주·정차를 금지하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했고 자동차전용도로에 차를 세운 후 안전삼각대 등 표지를 설치하지 않아 피해자 측에도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일반 자동차도 아닌 긴급차량인 119구조차가 갓길에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과실책임을 떠넘기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구조차가 갓길에 세우는 것이 불법이라면 어떤 소방관들이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설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현재 유가족은 소송을 준비 중이다.

도로교통법상 소방차는 긴급자동차로 분류돼 부득이한 경우 도로 중앙이나 좌측 부분을 통행할 수 있고 정지해야 할 때도 통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할 때 상대차량과 과실비율을 산정할 때는 별다른 면책조항이 없어 과실책임을 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유사시 소방차라는 이유만으로 면책을 해주는 조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소방차 등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책임을 제외해 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구조활동을 하다 순직한 소방관에게 과실책임을 무는 건 합당하지 않다”며 “법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 책임을 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이라 (ra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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