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마다 느는 층간소음 갈등.. 사상 첫 헌법소원 청구되나

정부가 층간소음 문제를 방치해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는 헌법소원이 추진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지난달 21일 헌법재판소에 “층간소음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박탈됐지만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헌법소원 청구를 위한 국선대리인 선임신청계를 제출했다. 이웃 간 층간소음 문제로 헌법소원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최씨는 신청계에서 “층간소음으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데도 정부가 (처벌법 마련 등) 어떤 조치도 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헌재는 국선대리인 신청을 기각했지만 최씨가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신청하면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초동 한 법무법인은 공익성을 감안해 사건을 맡을지를 놓고 논의 중이다.
헌법소원이 추진될 정도로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데도 법적 기준은 미비하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층간소음(벽간소음 포함) 전화상담 건수는 지난해 2만2948건으로 2012년 8795건 대비 5년 새 약 3배로 급증했다

피해자들은 재판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기가 쉽지 않다. 층간소음의 경우 2014년 제정된 층간소음 시행령에 의해 주간은 1분간 43dB(데시벨), 야간은 1분간 38dB 이상이면 층간소음으로 인정된다. 43dB은 농구공을 바닥에 튀길 때 나오는 소리와 비슷하다.
피해 구제가 어려운 건 원고가 소음피해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식 감정을 통해 윗집 소음임을 증명해야 해 승소가 힘들다. 어렵게 승소해도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변호사비보다 적은 200만원가량에 불과하다. 벽간소음은 기준조차 없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윗집에서 상담을 거부할 경우 조정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한 40대 남성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70대 경비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도 벌어졌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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