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폭행사건 터지는데 누가 회먹으러 오겠나..新시장이건 舊시장이건 다같이 망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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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舊) 시장이건 신(新) 시장이건 이러다간 다 같이 망하게 생겼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폭행 사건이 터지는데 누가 회를 먹으러 오고 싶겠습니까."
공멸 위기감은 신·구 시장 할 것 없이 이 일대를 감돌고 있다.
수협 측에서 "신 시장 입주 기회는 이제 없다"고 못 박은 상태라 구 시장 상인들 앞에는 구 시장에서 계속 버티거나 아예 노량진을 떠나는 선택지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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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斷電·斷水 한달 옛 노량진시장 가보니…
깨진 수조·의자 나뒹굴어
“매출 급감 버티기 어렵다”
20년 단골들도 발길 돌려
“구(舊) 시장이건 신(新) 시장이건 이러다간 다 같이 망하게 생겼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폭행 사건이 터지는데 누가 회를 먹으러 오고 싶겠습니까.”
50년 가까이 서울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으로 명성을 떨쳐온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공멸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5일 수협이 구 시장 전역에 단전·단수 등을 취한 후 수협과 구 시장 상인 간 크고 작은 충돌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공멸 위기감은 신·구 시장 할 것 없이 이 일대를 감돌고 있다.
지난 5일 단전·단수 한 달째를 맞은 구 시장은 불빛 한 점 들어오지 않은 채 어둡고 적막한 모습이었다. 깨진 수조와 부러진 의자 등 망가진 도구와 잔해가 여기저기 방치돼 있었다. 입구에는 ‘구 시장 정상 영업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만이 나부꼈다. 구 시장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했다는 한 상인은 “매출이 70% 넘게 줄었다”며 “가게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시장 상인회 측에서는 “120여 개 점포가 영업 중”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장사를 하는 가게는 채 20곳이 안 돼 보였다.
수협 측에서 “신 시장 입주 기회는 이제 없다”고 못 박은 상태라 구 시장 상인들 앞에는 구 시장에서 계속 버티거나 아예 노량진을 떠나는 선택지만 남게 됐다. 이에 일부 구 시장 상인은 민주노총 등 50여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에 가세하며 ‘끝까지 가보자’는 입장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신 시장 역시 활기를 잃었다. 단전·단수 조치 이후 이뤄진 마지막 입주 신청을 통해 신 시장에 들어왔다는 김모(65) 씨는 “자리가 좁아 손님 모으기가 어렵고 짐을 쌓아놓기도 불가능하다”며 “높은 임대료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일단 손님 자체가 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16년 신 시장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입점했다는 박모(72) 씨는 “매일 이 난리를 치고 있는데 누가 오겠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19일에는 구 시장 건물 출입구와 주차장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수협 직원 한 명이 구 시장 상인이 던진 벽돌에 맞아 병원에 이송되는 등 3명이 다쳤다. 이달 1일에도 수협 직원이 구 시장 폐쇄 작업에 투입된 굴착기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오후 수협 측이 구 시장의 빈 점포를 정리하려고 하면 구 시장 상인들이 몰려나와 막으며 험한 욕설과 몸싸움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 됐다. 5일 수산시장을 찾은 손님 강모(여·38) 씨는 “학생 때부터 20년 넘게 다녔던 곳인데 더는 못 올 것 같다”고 말하며 발길을 돌렸다.
이희권·최지영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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