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수사에 '플리바게닝' 금지?.."수사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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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형에 영향을 미치는 수사협조확인서(공적확인서) 발급 방식 개선 이후 일부 경찰관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보자가 공적확인서를 신청하면 법원이 발부를 요청하는 공문이 내려오고, 이것이 각 형사과장·마약수사대장 등 기관장 내부 결재를 통해 법원에 송부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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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형에 영향을 미치는 수사협조확인서(공적확인서) 발급 방식 개선 이후 일부 경찰관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제보를 통한 수사가 핵심인 마약 사건 조사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오랜 관행을 처벌하겠다고 나서자 억울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감형 거래'로 비쳐질 수 있는 공적확인서 허위작성 관행은 시정됐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원활한 수사를 위해 제보를 늘릴 만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검찰은 수사협조확인서에 제보자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서울 강북 및 노원경찰서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본지 11월 17일자 17면 참조>
■"공적서 임의발급 관행인데…현장 의욕 꺾여"
2일 일선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찰청의 개선 지침 이후 조사관 개인 명의로 작성하던 수사협조확인서(공적확인서) 발부 방식이 기관장의 내부 결재를 통해 법원에 제출하도록 변경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보자가 공적확인서를 신청하면 법원이 발부를 요청하는 공문이 내려오고, 이것이 각 형사과장·마약수사대장 등 기관장 내부 결재를 통해 법원에 송부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사관 임의로 공적확인서를 발부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5월 공적확인서 임의 발급과 관련한 압수수색 이후 경찰의 자체 실태조사 결과, 내부 '관행'이 있었음을 파악하고 시정에 나선 것이다.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수사 협조는 재판 과정에서 감형 사유로 참작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단서를 제공한 제보자가 '나는 재판이 끝났으니, 수사를 도와준 다른 사람 명의로 공적확인서를 써달라'고 말하면 인용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말 그대로 관행이 있었던 것인데, (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마약사건의 경우 제보를 통해 인지 수사가 이뤄지는데, 제보를 유인할 방법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서 관계자는 "(압수수색 이후 조사관들이) 의욕을 많이 잃은 상태"라며 "공적서는 사실상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의 용도로 쓰였다. 그만큼 마약 사건은 제보가 생명인데 이제 수사를 하려고 하겠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마약수사 제보 유인책 필요"
'공적확인서 임의 발급'에 대한 의견은 경찰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전직 경찰 관계자는 "사건 수사에서 적법 절차를 따르는 것은 기본"이라며 "사건 제보는 중요하지만, 엉뚱한 사건을 통해 (제보자에) 혜택을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마약 유통은 워낙 은밀하게 이뤄져 수사에 고충이나 애로가 있는데, 조사관 입장에서는 답답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며 "수사가 힘들어 (공적확인서 임의 작성 등의) 방법을 쓴 것인데, 처벌한다고 하면 '어떻게 수사하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제보를 유인할 만한 자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주는 것도 방법"이라며 "미국의 경우 마약 수사의 특성상 조사관의 재량을 넓은 범위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런 사례도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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