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 운명 맡긴 한국GM·르노삼성, '바람 앞 등불' 위기

김참 기자 2018. 11.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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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가치 떨어지면 나락으로 효율성 생산성 올려 경쟁력 갖춰야

메리 바라 GM 회장./한국GM 제공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앞날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본사의 전략과 방향에 따라 언제든 회사가 문 닫을 수 있는 바람 앞 등불 신세로 전락했다.

한국GM은 글로벌GM 본사에서 구조조정을 발표하자, 군산공장 폐쇄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철수설이 돌고 있다. 르노삼성은 우군이었던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의해 체포되면서, 생산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생산이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GM과 르노삼성 모두 체질개선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생산원가 절감과 강성 노조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언제든 글로벌 본사의 전략에 따라 버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위기를 한번 넘기더라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언제든 한국GM과 르노삼성 모두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경쟁력부터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한국GM 7개월 만에 철수설

GM은 지난 26일 북미공장 5곳에 이어 해외공장 2곳을 추가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가동중단 또는 임무 전환 공장은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오하이오 로즈 타운, 캐나다 온타리오 오샤와 조립공장과 미시간 워런,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변속기 공장 등 5곳이다.

GM은 또 북미지역 외의 다른 2개의 해외공장에 대해 내년 말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2개 해외공장이 어디인지는 이번에 밝히지 않았다. GM의 이번 구조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파산 위기를 겪은 이후 최대 규모다. 명분은 비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미래차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메리바라 GM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GM이다. GM은 현재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30여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중국 사업의 경우 현지 업체와 절반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GM 마음대로 공장 문을 닫지 못한다.

한국 공장 중에서는 창원공장이 불안하다. 그나마 수요가 꾸준한 말리부와 트렉스를 만드는 부평공장과 달리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와 다마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곤 회장./ 조선비즈DB

한국GM측은 일단 "공장 폐쇄는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미 지난 5월 군산 공장을 폐쇄하고 2700여명이 퇴직한 데다 당시 정부 지원을 받기로 하고 10년간 철수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GM은 미국 본사에서 이미 2종의 신차를 배정받았다. 2020년 부평공장에서는 소형 SUV를, 2023년 창원공장에서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각각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창원공장의 경우 신차 생산이 2022년 하반기부터나 이뤄지는 만큼 GM본사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GM은 북미공장 5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며 "한국공장의 경우 실익이 없다고 결정이 나면 언제든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내년 9월 로그 위탁생산 연장 불투명

르노삼성은 올해 최악의 상태다. 내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올해 출시한 소형 해치백 ‘클리오’도 출시 적기를 놓치면서 신차효과를 보지 못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수출 실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닛산 로그’의 생산이 후속 모델 없이 2019년 9월에 마무리된다. 로그는 르노삼성의 부산공장 연간 생산량(25만여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

애초 르노삼성은 자연스럽게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연장될 것으로 봤다. 부산공장에 생산 설비가 갖춰져 있고 연간 12만대가 넘는 물량을 한 번에 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카를로스 곤 회장이 축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르노 닛산 동맹이 와해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르노와 닛산 동맹이 깨지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닛산차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엔저로 인해 닛산 일본 공장의 생산 원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르노삼성에 부담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과 로그 생산을 경쟁해야 할 일본 공장은 규슈의 닛산 공장이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임금협상 타결을 못 한 가운데 강성노조 출범이라는 악재까지 맞았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르노삼성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며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이지 못하면 차량 배정도 받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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