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러] 박준우 셰프 "여행의 영감, 접시에 담았습니다"

고서령 2018. 11. 2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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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서 9년 머물며 익숙해진
레몬타르트 디저트로 셰프 입문
세계 여행서 얻은 영감으로 요리
박준우 셰프는 지난달 레스토랑 `라뉘앙스`를 새롭게 오픈했다. [사진 = 고아라 작가]
요즘 박준우 셰프 SNS 피드를 보면 온통 여행 이야기다. 올해 그가 다녀온 여행지만 해도 프랑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미국, 중국, 마카오, 타이완, 베트남 등 10개국이 넘는다. 대부분이 방송 촬영을 위한 출장이지만 직업이 셰프인 만큼 매 여행에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는다.

여행에서 받은 영감으로 그는 어떤 요리를 하고 있을까. 박준우 셰프가 지난달 말 새롭게 오픈한 레스토랑 '라뉘앙스(La Nuance)'를 찾아가 메뉴판을 열어 보았다.

첫 번째는 레몬타르트다. 먹어본 사람마다 극찬하는 그 유명한 레몬타르트. "레몬타르트는 벨기에에서 즐겨 먹었던 디저트예요. 외환위기 때 부모님 사업이 부도 나고 한국에서의 삶이 너무 힘들어 가족이 다 함께 벨기에로 떠났어요. 그때 제가 고3이었는데, 해외를 처음 나가 보는 거였어요. 도망치듯 떠난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제 첫 해외여행지가 된 거죠."

(좌) 오리 콩피. (우) 레몬타르트
레몬타르트는 유럽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저트다. 이전까지 한국에서 '왕크림빵'이나 '보름달빵'만 먹어봤던 그가 처음 레몬타르트를 접했을 땐 '너무 시고 이상한 맛'이라 생각했었다고. 그런데 벨기에에 9년 동안 살면서 조금씩 그 맛에 익숙해졌고, 나중엔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가 됐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첫 미션에서 만든 것도 레몬타르트였거든요. 그래서 더 의미가 커요. 그땐 어마어마한 혹평을 받았지만(웃음)."

두 번째는 프랑스식 오리 콩피(Confit).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서 가정식처럼 흔하게 먹는 음식이다. 한국으로 치면 고등어자반 같은 존재랄까. "제가 영어는 잘 못 하지만 프랑스어는 어느 정도 하거든요. 그래서 프랑스 출장을 자주 가게 되는데, 갈 때마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에요." 라뉘앙스의 오리 콩피는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천천히 익히는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해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는 이탈리아식 라구(Ragu) 파스타. "지난달 '배틀트립' 촬영차 다녀온 볼로냐에서 정말 맛있는 라구 파스타를 먹었거든요. 거기서 먹었던 맛을 재현해서 메뉴에 추가했어요." '라구'는 '볼로네제' 소스의 이탈리아식 이름으로, 미트소스의 일종이다. 볼로냐를 대표하는 파스타여서 이탈리아 밖에선 '볼로네제 파스타'라고 부른다. 해외에서 고추장을 '코리안 소스'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볼로냐에서 라구 파스타는 매일 먹는 밥 같은 음식이에요. 소스 맛도 집집마다 달라요. 김치맛이 집집마다 다른 것처럼요."

스파게티라고 부르는 가는 면은 이탈리아 남부 지방 요리에 주로 사용하고, 이탈리아 북부 지방인 볼로냐에선 칼국수와 비슷한 두께의 면인 탈리아텔레(Tagliatelle)를 주로 사용한다고. 라뉘앙스에 가면 탈리아텔레로 만든 정통 볼로냐식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 박준우 셰프는…

'셰프'라는 타이틀을 얻은 지 7년째. 본래는 글 쓰는 일이 본업이었던 사람이지만 2012년 서바이벌 방송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 준우승을 한 뒤로 셰프로도 불리게 됐다. 2013년 서촌에 '오 쁘띠 베르'라는 디저트 카페를 열었고, 같은 자리에서 '오 그랑 베르'라는 와인바를 운영했다. 이후 연희동에 오픈한 프렌치 레스토랑 '알테르 에고'는 1년 만에 좋지 않은 사정으로 문을 닫았다. '라뉘앙스'는 박준우 셰프가 반년간 공백 끝에 심기일전해 오픈한 곳이다. 낮에는 디저트카페로, 저녁 6시부터는 레스토랑 겸 와인바로 운영한다.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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