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르포]④ 짧은 치마·딱 붙는 원피스 "北공연 달라져"

금강산=조지원 기자 2018. 11.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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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달라졌네요. 10년 전엔 저런 딱 붙는 옷을 입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2008년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북한 금강산관광특구에서 상점, 식당 등을 운영하던 기업인들은 북측에서 준비한 축하공연을 보고난 뒤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금강산관광 기업인은 "10년 전엔 몸에 딱 붙는 옷은 안 되고 무조건 한복만 입었다"며 "체제선전 가요도 많이 불렀는데 이번엔 거의 대중가요다. 공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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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달라졌네요. 10년 전엔 저런 딱 붙는 옷을 입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북한 평화통일예술단 소속 가수들이 지난 18일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현대그룹 제공

2008년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북한 금강산관광특구에서 상점, 식당 등을 운영하던 기업인들은 북측에서 준비한 축하공연을 보고난 뒤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그룹은 지난 18~19일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 방북단에 금강산투자기업협회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금강산투자기업협회는 금강산 관광에 투자했던 기업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08년 관광 중단 이후 거의 10년 만에 금강산을 찾았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는 금강산관광 20주년을 맞이해 ‘평화통일예술단’을 초청해 축하공연 자리를 마련했다. 평화통일예술단은 2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13개에 달하는 공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인근 북측 주민 400명도 참석했다.

여성 공연자들은 한복을 입기도 했지만, 짧은 미니스커트나 몸에 붙는 원피스를 입고 공연하기도 했다. 가수 뿐 아니라 밴드 연주자들도 화려한 의상을 입었다. 남성 공연자는 한복과 턱시도 정장을 입었다. 이들은 공연하는 동안 옷을 수차례 갈아입었다. 밴드 연주에 맞춰 민요, 합창 등을 했고 장구춤 등 안무도 선보였다.

공연 순서는 ‘우리 민족끼리’로 시작해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이라는 곡으로 마무리했다. 공연 중간에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등을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북측은 이번 기념행사 내내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대중가요도 불렀다. 황금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 공연자들은 ‘처녀시절’이라는 곡을 부르면서 군무를 선보였다. 여성 솔로곡인 ‘심장에 남는 사람’은 발라드 장르의 연가(戀歌)였다. 다만 겉보기엔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라도 체제를 선전하려는 속뜻이 담겨 있을 수 있다.

지난 18일 평양통일예술단이 공연 도중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화면에 띄우고 있다. /조지원 기자

과거 금강산에서 사업을 했던 기업인들은 10년 사이 달라진 여성 출연자의 의상을 보며 하나같이 놀라워했다. 10년 전에는 치마통이 넓은 한복을 입고 공연했는데, 이번처럼 미니스커트나 원피스를 입은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한 금강산관광 기업인은 "10년 전엔 몸에 딱 붙는 옷은 안 되고 무조건 한복만 입었다"며 "체제선전 가요도 많이 불렀는데 이번엔 거의 대중가요다. 공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공연단 뿐 아니라 북측 관계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고 했다. 과거엔 까칠하고 퉁명스러웠는데,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방북하는 동안 "달라졌다", "놀랐다"는 말을 반복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취재진에게도 먼저 말을 걸고 농담을 하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신상 정보를 물어볼 때는 답을 피했지만, 일상적인 질문은 친절하게 답변했다.

다만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었다. 통일부 사전교육과 현대그룹 안내를 통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북측 최고지도자에 대해서는 언급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해 들었다.

방북단 일원이 연회 자리에서 ‘북한’이라는 표현을 쓰자, 한 북측 관계자는 "북한?"이라며 정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순간 정적이 흐르자 자리에 있던 현대그룹 관계자가 "북한이 아니라 북측"이라고 정정했다. 북한은 ‘북한’이라는 표현이 분단을 고착화하는 표현이라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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