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국형 전투기 사실상 포기
<앵커>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은 현재 주력인 F-15를 능가하는 중형 전투기를 우리 힘으로 개발하자는 사상 최대의 국산 무기 개발 사업입니다. 여기에 들어간 돈이 8조 5천억 원입니다. 그 가운데 20%, 약 1조 7천억 원은 인도네시아가 부담하며 공동개발하기로 했는데 인도네시아가 프랑스 전투기 쪽으로 사실상 돌아선 게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방사청은 이걸 쉬쉬하는 바람에 일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인도네시아는 1차분 452억 원을 낸 뒤 지난해 말부터 분담금을 한 푼도 보내지 않고 있는데, SBS 취재 결과 프랑스 다쏘의 라팔을 기반으로 자체 전투기 개발 사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라팔 기반으로 인도네시아가 현지에서 양산하는 그런 방식으로 가자는 겁니다. 'KF-X는 이제 포기하고 다쏘하고 하겠다'는 거 외에는 해석이 안 되죠.]
양측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는데 KF-X 분담금을 아무 설명 없이 보내지 않았던 시점과 일치합니다.
KF-X를 주관하는 방사청은 이런 움직임을 알고도 1년 가까이 쉬쉬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방사청 관계자는 올 초부터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국방부 등 상부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청은 현재도 공식적으로는 사업에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강환석/방사청 대변인 : ((인도네시아가) 무슨 의도가 있는 거 아닙니까?) 그거는 정확하게 모르겠고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9월 한-인니 정상회담 때도 구체적인 대응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구멍 난 개발비 1조 7천억 원을 메우지 못하면 2021년 첫 시제기를 내놓는 KF-X 사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진)
※ 반론보도문
방위사업청은 2018년 11월 23일자 <8 뉴스> 한국형 전투기의 인도네시아 참여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아래와 같이 전해왔습니다.
인도네시아와의 한국형전투기 공동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11월 말에도 수십 명의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추가로 파견되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들이 공동개발 지속 추진 의사를 일관되게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전투기 공동개발을 사실상 포기했고 방위사업청이 이를 알고도 쉬쉬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방사청은 밝혀 왔습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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