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무명 투수 강속구..'타자' 한용덕 감독 놀랐다

김건일 기자 입력 2018. 11. 22. 16:04 수정 2018. 11. 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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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투수가 불펜 투구를 할 때 타자를 세워 두기도 한다.

타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 투수가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충호가 불펜 투구에 한창일 때 한용덕 한화 감독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히려 불펜 투구를 할때보다 위력이 더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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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따금 투수가 불펜 투구를 할 때 타자를 세워 두기도 한다. 타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 투수가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자가 감독이라면. 투수가 느끼는 긴장감은 백배다.

한화가 마무리 캠프를 차린 일본 미야자키에서 좌완 이충호가 불펜 투구를 했다. 공이 묵직하게 꽂힌 포수 지성준의 미트가 큰 소리로 울렸다.

이충호가 불펜 투구에 한창일 때 한용덕 한화 감독이 타석에 들어섰다. 한 감독은 헬멧이나 암 가드 등 보호 장구 없이 오로지 방망이만 쥐고 오른쪽 타석에 섰다.

눈앞에 타자가 생기고 그 타자가 감독이었는데도 이충호의 공은 안 변했다. 빨랫줄처럼 날아가 포수 미트에 '쾅'하고 꽂혔다. 오히려 불펜 투구를 할때보다 위력이 더 살았다.

한 감독은 놀란 토끼 눈이 됐다. 공을 몇 개 지켜본 뒤 포수 지성준에게 "좋아졌는데"라고 말했다.

이충호는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에 한화에 입단한 신인이다. 2015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해 지난해 제대하고 1군에 데뷔했다.

그해 6월 29일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구원으로 등판해 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행운의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품에 안았다. 1군에서 시속 140km 중반대 빠른 공을 씩씩하게 뿌려대니 당시 이상군 감독대행은 이충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패스트볼 슬라이더로 단조로운 구종이 읽힌데에다 제구마저 흔들리자 1군에서 자리를 잃었다. 1군과 2군을 오가다가 21경기 평균자책점 13.50으로 1군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역시 왼손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었는데도 제구 때문에 단 한차례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올해로 입단하고 6년째를 맞은 이충호는 잔뜩 벼르고 마무리캠프 행 비행기에 탔다. 젊고 빠른 공을 가진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 한 감독은 "얼굴도 잘생겼고, 몸매도 좋으니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채찍질을 했다.

이충호는 캠프에서 집중 관리 대상. 기본 훈련이 끝나면 코칭스태프가 정해 준 개인 훈련을 한다. 그물망에 공을 던져 투구 밸런스를 잡는 훈련이다. 공 수 백개가 담긴 박스를 비워야 훈련이 끝난다.

캠프가 말미 이충호를 지켜본 한화 코칭스태프는 "공이 좋아졌으니 제구만 잡으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한화 왼손 투수진은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필두로 김범수 박주홍 권혁 등이 이끌었다. 여기에 임준섭을 비롯해 신인 이승관 등 예비 전력이 수두룩하다.

박스를 비우고 훈련이 끝났다. 이충호는 빈 박스에 다시 공을 채우고 그물망을 향해 던졌다.

영상 촬영 및 제공 = 이글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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