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 용산 '유엔사부지', 사업 시동 '첩첩산중'

김민기 2018. 11. 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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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도 난항

서울 용산구 유엔사령군(유엔사) 부지 복합개발사업이 본격 닻을 올렸지만 착공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시가 집값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허가 절차도 녹록치 않을뿐더러 고분양가 논란으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인근 단지 주민들까지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업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초안 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용산구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23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공람을 진행 중이다. 공람 기간 중에 주민들이 공청회를 하자고 요구할 경우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구청 관계자는 "공청회까지 개최되면 그걸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법적 절차는 끝나고 사업시행자에게 통지를 한다"면서 "그 건에 대해서 보완이나 반영 여부 등을 보완해서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이후 서울시 환경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엔사 부지는 올 6월 복합조성계획과 실시계획이 확정된 상태로 앞으로 서울시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친 후 착공에 들어간다.

이번 사업은 이태원동 22-34번지 일대 5만1753㎡(연면적 48만2589㎡) 부지에 아파트426가구, 오피스텔 1053실을 포함해 오피스·판매시설·숙박시설·문화집회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아파트는 19층짜리 2개동, 20층짜리 3개동 등 총 5개동이다. 오피스텔은 A·B 2개 동으로 구성한다.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가로지르는 통행로에는 상가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일레븐건설은 지난해 6월 예정가(8030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1조552억원에 해당부지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들였다. 사업비는 약 2조원이며 사업기간은 2022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사업시행은 일레븐건설의 특수목적회사인 용산일레븐이 맡는다. 용산일레븐은 모든 인허가 절차를 내년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박원순 서울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계획 발언 이후로 집값이 비현실적으로 폭등했고, 이에 서울시 역시 대형개발 사업의 경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 9·13부동산대책 이후 정부 역시 시장이 안정화 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사부지 개발이 자칫 서울 집값 상승의 기폭제가 될 우려도 있다. 현재 삼성 GBC 역시 집값 상승 우려로 인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어 유엔사부지 개발도 사업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HUG의 분양보증의 문턱을 넘기는 더욱 어렵다. HUG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할 경우 보증을 거절하고 있다. 최근 청량리 롯데캐슬을 비롯해 서울의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HUG의 분양가 억제 정책으로 인해 분양가 산정을 못하고 사업을 미루고 있는 처지다.

지난 6월 나인원한남 역시 HUG와 분양가 산정에 협의를 하지 못해 결국 분양에 실패하고 임대후 분양으로 방향을 바꿨다. 유엔사부지 역시 1조원이 넘는 땅값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고 분양가가 필수다. 나인원한남의 사례처럼 임대후 분양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4년 임대후 분양가를 책정할 땐 분양보증 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이다.

다만 유엔사부지의 경우 나인원한남과 달리 오피스텔 분양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어 임대 후 분양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편 인근 주민과의 협의도 난관이다. 유엔사 부지의 인접 단지인 청화아파트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조망권 침해, 안전성 문제, 향후 재건축 진행 어려움, 충분하지 않은 사업 설명 등의 이유로 시행·시공사 측에 항의 중이다. 유엔사 부지와 맞닿아있는 청화아파트는 1982년도에 지어진 37년 차 아파트로 12층으로 된 총 578가구 규모의 단지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유엔사부지도 정부의 분양가 규제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면서 "나인원한남처럼 임대후 분양의 길을 걷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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