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르포]10년만에 열린 금강산 구룡연 절경.."한시간 만 걸어도 머리가 맑아집네다"

남궁민관 2018. 11.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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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10년만 첫 개방
기암괴석·금강송·맑은 물에 감탄사 연발
조우한 北 예술단원 "자주 봤으면" 한마디
19일 찾은 금강산 구룡폭포 전경. 폭포 아래로 아홉마리 용이 살았다는 전설을 품은 구룡연이 자리하고 있다. 물이 적은 겨울임에도 길이만으로도 충분히 압도적이다.현대그룹 제공
[금강산=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철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동요 ‘금강산’이지만, 살아 생전 금강산을 한번 방문하기 쉽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 동요 역시 이같은 현실을 역설적으로 반영해 금강산을 한번이라도 찾아가보고픈 염원을 담은 것으로 비춰질 정도다.

19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의 일환으로 직접 참관하게 된 금강산 구룡연. 특히 이곳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10년간 남측 인사들에게 단 한차례도 공개되지 않았던 명소로, 이번 참관은 금강산 관광 20주년 및 관광 중단 10년과 맞물리며 더욱 큰 의미로 비춰진다.

이른 아침 북측 해설원들의 안내를 받아 시작된 이번 참관은 구룡연까지 왕복 8㎞를 오르내리는 노정으로 진행됐다. 민족의 명산이라 불릴 만큼 등산로 초입부터 참관객들의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봉사원은 “지금은 단풍이 모두 떨어지고 물이 많이 줄어 비수기로 이 시기 금강산을 개골산(皆骨山, 모두가 뼈인 산) 이라 부른다”며 “그럼에도 산을 오를수록 절경에 모두 감탄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먼저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긴 것은 기암괴석과 함께 곧게 뻗은 금강송, 구룡연으로부터 흘러나와 외금강을 이루는 맑은 물줄기였다. 자라, 코끼리, 누운 사람 등 얼핏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기암괴석들 사이로, 바닥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에메랄드 빛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이중 금강송은 그 크기와 곧음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앞선 해설원은 “금강산은 음이온이 많아 대장암이 걸린 사람이 한달 살고 완치됐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선생님들은 한시간 만 걸어도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위 틈 사이 길이 난 금강문을 지나 경사가 상대적으로 가파른 할딱고개를 오르니 눈 앞으로 수려한 계곡이 펼쳐졌다. ‘수정 같은 맑은 물이 누운 폭포를 이루며 구슬처럼 흘러 내린다고 하여 ’옥류동‘이라고 한다’는 안내 글귀가 눈에 띄었다. 옥류동 폭포 또는 옥류동 계곡이라 불리는 이곳은 넓이만 630m, 폭포의 길이는 58m에 이른다.

이어진 련주담(구슬처럼 아름다운 초록색의 두개 담조가 비단실로 꿰여 놓은 듯 련이어 있다고 하는 호수), 비봉폭포(봉황새가 날개를 펴고 꼬리를 취저으며 하늘 롶이 날아오는 것 같다는 폭포)를 지나니 최종 목적지인 구룡폭포와 구룡연, 관폭정이 등장했다.

구룡폭포는 그 길이만 120여m에 이르는 폭포며, 그 아래에는 아홉마리 용이 살았다고 하는 구룡연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이 없는 시기임에도 폭포는 카메라에 담기 쉽지않을 정도의 길이로 참관객들을 압도했다.

산 기슭과 관폭정에 자리한 북측 노점상들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등산로 초입에는 오징어와 닭 등 꼬치구이와 옥수수, 고구마, 대통밥 등 요깃거리를 팔았고, 구룡연에서도 산바람으로 볼이 빨갛게 얼어붙은 북측 주민이 막걸리 등 음류수와 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흡사 예전의 우리네 등산로를 보는 듯한 이색 경험이기도 했다.

하산하는 길에 지난 18일 금강산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펼친 평양통일예술단과 조우하는 기회도 맞았다. 앳된 얼굴의 예술단원들은 ‘어떤 노래가 가장 좋았나’, ‘남측 황사가 심하다는데 살만하냐’, ‘남측에서 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자격을 얻어야하냐’, ‘남측에서 방송을 통해 북측 이야기들을 많이 듣느냐’ 등 여러 호기심 어린 물음표를 던졌다. 이어 20대를 갓 넘겼다는 한 예술단원은 “빨리 더 사이가 좋아져서 금강산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졌다. 금강산의 수려한 풍경에 더해 잊혀지지 않을 한마디로 남았다.

북측 해설원들이 남측 참관객들에게 구룡연 노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뒤로 곧게 뻗은 금강송들이 이목을 끈다.현대그룹 제공
수정 같은 맑은 물이 누운 폭포를 이루며 구슬처럼 흘러 내린다는 옥류동 폭포.(사진=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금강산 구룡연으로 오르기 전 등산로 초입에 북측 주민이 오징어 등 꼬치구이를 판매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남궁민관 (kungg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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