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 KT에 '강팀 DNA' 이식할까, 이강철의 도전
KT는 지난달 20일 "이강철 감독을 3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조건은 총 12억원이다. 두산 수석코치였던 이 감독은 12일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른 뒤 팀에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이강철 감독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도전, 협업, 시스템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겠다. 나만의 지식에 의지하지 않고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겠다.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분석해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제 감독이 될 준비는 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감독 제의를 받으니 허무한 감정까지 밀려왔다. 그러나 곧 설렘과 책임감을 느꼈다.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준비를 더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5년 은퇴한 뒤 KIA 2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KIA 1군 투수코치(2007~12년)와 넥센 히어로즈 투수코치와 수석코치(2013~16)를 거쳐 2017년엔 두산 베어스 2군 감독을 맡았다. 올해는 두산 수석코치를 맡아 박치국, 함덕주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선수와 지도자로 낀 우승반지는 무려 6개, 한국시리즈는 9번이나 나갔다. '어떤 팀이 강한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다. 창단 이후 4년 동안 10-10-10-9위에 머문 KT가 이 감독에게 기대하는 건 즉각적인 '성적'이다.
이강철 감독은 "그동안 모셨던 모든 감독의 장점을 모아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염경엽 SK 감독, 고교 후배인 김기태 KIA 감독,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류중일 LG 감독 등 타 구단 감독과 인연이 깊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운용 계획과 FA 시장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올시즌 43홈런을 때린 멜 로하스 주니어는 재계약을 추진한다. 아울러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FA인 박경수와 금민철을 잡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현재 내부 FA 잔류가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단장님이 적극적으로 잡아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임 이숭용 단장은 "기존에 있는 박경수, 금민철 잔류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그 외에는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해서 방향을 잘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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