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럭셔리 핵대피소 잠입해보니..

백봉삼 기자 2018. 11. 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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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5년치 음식 보관, 사우나에 수영장까지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미국과 소련이 대치하고 있던 1960년대 냉전기, 미국은 자국 곳곳에 핵 미사일 발사를 위한 거대한 사일로(저장고)를 비밀리에 건설 했다.

냉전 종료후 미국은 불필요해진 미사일 사일로를 매입해 거주 지역을 가진 고급 핵 대피소로 개조하는 프로젝트 ‘서바이벌 콘도’(Survival Condo)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물건이나 시설의 내용을 특집으로 다루는 왓츠 인사이드(What's inside)는 서바이벌 콘도의 호화로운 핵 대피소를 동영상으로 소개, 이를 IT 전문매체인 기가진이 해설했다.

핵전쟁 자료사진(픽사베이)

핵폭발의 폭풍이나 충격에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만들어진 핵 미사일 사일로는 미국 전역에 72개소가 존재한다. 이번 왓츠 인사이드가 찾아간 곳은 캔자스 모처에 있는 지하 사일로를 핵 대피소로 개조한 곳이다. 사일로 거주 지역의 가격은 1개소 당 150만 달러(약 17억원)에서 300만 달러 (약 34억원)다.

먼저 입구의 문은 튼튼한 강철로, 그 두께는 어린이 한 명의 폭과 비슷하다. 문은 자동문으로 돼 있으며, 조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 장치는 조류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사일로 출입 때 새가 날아와 입구의 위치가 발각되는 것을 막는 의도다.

입구를 빠져 나가면 큰 로비가 나온다. 시설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과 샤워기가 설치돼 있는데, 몸의 오염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다. 바로 시설 내부에 들어가면 사일로를 건설한 역사와 사진의 기록이 장식돼 있다. 영상에 나온 사일로는 미국 육군에 의해 1960년대 초에 건설됐다.

사진 속에는 담소하고 있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모습도 보인다. 케네디 전 대통령도 미사일 사일로를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핵전쟁이나 재해로 대피소를 사용하게 된 경우 먼저 직면하는 문제가 바로 에너지다. 이 사일로에서 예비 전력으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잠수함에 탑재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타입으로, 장기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통조림 방식으로 저장된 식량.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설.

휴게 공간은 밝고 관엽 식물이 설치돼 있다. 벽면은 볼더링(암벽타기)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으며, 애완동물과 놀 수 있는 광장 등 다양한 휴게 시설이 마련돼 있다.

여기까지는 사일로 상부 층. 지하에도 다양한 시설과 주거 지역이 존재한다. 엘리베이터 자체는 과거의 것을 재사용했는데, 층계 버튼은 SF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일로에는 공기 중의 화산재를 모두 여과할 수있는 장치도 있다. 이를 통해 시설에 깨끗한 공기를 제공 할 수 있다. 영상에 나온 회색의 용기는 빗물을 여과하고 저축하는 장치다. 진흙이나 방사성 물질을 제거 할 수 있다.

사일로 벽 두께를 볼 수 있는 공간.

사일로 벽에 구멍을 뚫어 소년이 들어가면 사진과 같은 느낌이다. 두께가 9피트 (약 2.7m)에 달하는 것도 있다고. 조종실에는 감시 카메라의 영상 모니터와 경보기 모니터가 있다. 감시 카메라는 인공지능(AI)에 의해 자동으로 제어된다.

보호소 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과 평화를 위협하는 사람을 가두기 위한 독방도 준비돼 있다. 또한 실제 총을 사격해볼 수 있는 공간도 준비돼 있어 평소에 적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하에는 영화관도 있다. 시트는 푹신한 소파다. 깊은 지하에 만들어진 시설이므로, 폭음이 울려도 소음으로 인한 방해를 받지 않는다. 영화를 본 후에는 바에서 한잔 할 수도 있다.

암벽등반 시설.
영화관 시설.

물 여과 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하루에 1만 갤런의 물을 여과할 수 있다. 아울러 충치가 생기면 치료받을 수 있는 치과 의료 시설도 준비돼 있다.

물론 음식은 중요한 문제다. 사일로에는 1인당 5년 치 식량이 준비돼 있다. 과일과 야채, 곡물이 통조림으로 보관돼 있다. 사일로에는 재배 플랜트도 설치돼 있어 신선한 야채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사일로에는 책이 있는 도서관도 있는데, 여기에는 PC 코너가 있어 이이들의 교육과 학습이 가능하다. 놓여 있는 PC는 애플 아이맥이다. 이 밖에 운동을 할 수 있는 헬스장,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스팀 사우나 시설, 당구시설 등이 있다.

당구장 시설.
도서관 내에 설치된 PC.

거주 지역은 두 종류가 있으며, 최대 숙박 인원은 각각 10명과 5명이다. 조명은 모두 LED로 창문 대신 외부의 모습을 비추는 디지털 간판이 벽에 포함돼 있다. 주방은 충분한 넓이를 갖추고 있으며, 침실에도 창문 대신 디지털 간판이 설치돼 있다. 수세식 화장실도 방마다 설치돼 있다. 변기에는 비데가 설치돼 있으며, 목욕을 위한 욕조는 없다.

그리고 집 구석에는 와이파이 라우터가 놓여 있다. 디지털 간판의 영상이나 PC, 스마트 폰 등 모든 데이터의 교환이 와이파이를 통해 이뤄진다.

수영장 미끄럼틀 시설.
사우나 시설.

사일로에는 거대한 수영장도 마련돼 있다. 벽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미끄럼틀에 물이 흐르고, 워터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다.

사일로는 울타리로 덮여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한때 냉전의 상징인 핵 미사일 사일로는 이제 고급 외제차를 타는 초 부유층만 계약 할 수 있는 최고급 핵 대피소가 됐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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