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수능 '긴장 속 12시간'..시험장 밖에선 무슨 일이?

김병용 2018. 11. 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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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0만 수험생들의 수능시험이 어제 있었습니다.

입실 시간에 맞춰 수험생 수송 작전이 벌어졌고요,

비단 수험생 가족 뿐만 아니라 시험장 앞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후배들과 수능을 이미 경험한 윗세대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수험생들이 인생의 한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길 기원했는데요,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7시를 갓 넘긴 시각. 피켓을 든 학생들의 뜨거운 응원전.

한쪽에서 북을 치며 목소리를 높이자 급한 대로 쓰레기통을 두드립니다.

[임정민/신광여고 2학년 : "선배님들 오늘 꼭 파이팅 하시고 열심히 준비하신 만큼 꼭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파이팅!"]

["선배님 수능 잘 보세요. 덕성여고 파이팅!"]

8시 10분인 입실 마감 시간을 일찌감치 한 시간 가량 앞두고 여유 있게 도착한 수험생도 있고요.

[은수연/서울시 용산구 : "혹시 차 막히면 아이가 더 긴장하니까 차분하게 준비하라고 일찍 왔습니다."]

[한초영/수능 수험생 : "일찍 나와서 공부 좀 하고 수능 분위기 적응하려고 일찍 나왔어요."]

[고나경/수능 수험생 : "늦을까봐 괜히 긴장돼서 빨리 나오게 됐어요. 지금 너무 긴장되고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 후회 없이 잘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다른 시험장. 입실 시간이 가까워지자 응원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데요.

엄마 손을 꼭 잡거나 가족 응원 속에 도착하는 수험생들 가족들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데요.

[김은화/서울시 서대문구 : "시험 잘 보라고 응원해 주려고 왔어요."]

[수험생 : "어제 하루 종일 아파서 엄마가 아침에 다 챙겨주셨어요."]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가족들도 많았습니다.

[전소연/서울시 용산구 : "서울 올라와서 저랑 둘이 살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해서 제가 보호자라서 데려다줬어요. 찍은 것까지 다 맞아서 동생이 저희 학교 후배 되고 싶어 하는데 꼭 같이 학교 다녔으면 좋겠어요."]

어느 때보다 혼잡해진 시험장 근처.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수능 때 보면 여기는 조금 있으면 정말 복잡해요. 불법 주차를 하게 되면 막히면 큰일이잖아요. 수험생들 빨리빨리 내리게 하고 차 보내고……."]

지하철역 출입구 앞엔 새벽 6시부터 오토바이와 승합차가 서 있는데요.

한참을 기다린 끝에

["이화여고! 이화여고! 빨리 가야지."]

학생을 뒤에 태우고 안전모까지 씌워준 뒤 출발합니다.

수험생을 시험장까지 긴급 수송하는 자원봉사자들입니다.

[김금순/서울 중부서 자율방범대원 : "길을 모르거나 늦은 수험생들을 태워다 주고 합니다. 여학생이다 보니까 남자한테 타는 것보다 여자니까 (저랑) 타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니까……."]

올해로 3년차. 평소엔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다 수능 날엔 특별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길수/서울 중부서 자율방범연합회장 : "오토바이를 많이 준비하는데 아무래도 기동력이 있죠. 빨리 빠져나갈 수 있고. 여럿이 온 학생들은 차량으로 움직이기가 훨씬 좋으니까."]

입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바빠집니다.

[이길수/서울 중부서 자율방범연합회장 : "수험생들이 정시에 도착해서 기분 좋아하는 얼굴을 보면 아주 기분 좋습니다."]

시험장 입실 마감 시간이 임박해지자 오토바이들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한석희 /자원봉사자 : "차로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돼서 바이크로 왔어요. 시험 잘 보라고 했어요. 계속 얘기했고요. 잘 보겠죠."]

8시 10분 입실이 끝나고 드디어 수능 시험이 시작됐습니다.

같은 시각. 인근 절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요.

[전영숙/서울시 강서구 : "아들 데려다주고 바로 여기로 왔어요. 백일기도도 했어요. 정성을 다하는 거죠."]

누구보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온 수험생 가족들이 있는 가하면

[송승희/서울시 관악구 : "애들은 다 커서 직장 다니는데 수능날 오늘은 가슴이 울컥하잖아요. 그래서 같이 기도도 할 겸……."]

이렇게 그저 잘되기를 기원하는 이웃들도 있고요.

[최이순/서울시 영등포구 : "조금 늦게 오긴 했는데 살짝 후회되기는 해요. 국어 시간이 8:40분 시작이니까. 지금 점심시간이라서 쉬고 있고……."]

특별히 예불 시간도 수능 시간표랑 똑같이 진행됐습니다.

[유은정/서울시 성북구 : "시간표대로 움직이니까 우리 아이가 지금 쉬고 있겠구나. 우리 아이가 지금 시험을 보고 있겠구나. 그런 생각은 드는 거 같아요."]

같은 시각, 교회 예배당도 마찬가진데요. 수능 시간표에 맞춰 기도하며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김찬용/서울시 서대문구 : "저희 재수를 하고 있는 딸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기도할 거예요."]

[양윤현/서울시 영등포구 :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기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런가 하면 학원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숨죽이며 기다리는 강사들.

[강명철/○○학원 수학 강사 : "수학 시험지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험지가 공개되자마자 촌각을 다투는 난이도 분석에 돌입합니다.

[임성호/○○학원 대표 : "(수험생들이) 일단 내 점수로 몇 등급을 받을 것인가를 추정해야 하고 내 점수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되고……."]

이번에는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곳.

수험생들을 위한 할인 행사가 준비 중인 매장들입니다.

[이현/○○헤어 디자이너 : "상당히 고생하잖아요. 수험기간 동안.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5시 수능이 끝날 시간이 다가옵니다.

[임금진/서울시 동작구 : "이제 손녀 보러 갈 거예요. 수경아 기다려."]

[박소연/서울 종로구 :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그동안 고생한 거 생각하면 괜히 눈물도 나고 그랬어요."]

학생들 반응은 어떨까요?

[이다희/수능 수험생 : "3년 동안 이것만 보고 달려왔다고 생각하니까 약간 허무하기도 한데 너무 기분 이상하고 또 기분 좋고 그래요."]

[강혜빈/수능 수험생 : " 일단 (하고 싶은) 목록을 좀 썼는데 오늘 가서 게임 좀 하고 친구들이랑 빨리 내년 되면 술도 먹고 싶어요."]

어제 하루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수험생들. 그리고 그 곁엔 이들을 격려하고, 끌어주고, 토닥여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김병용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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