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 영화 개막작' 스페인 영화제 포스터서 '욱일기' 버젓이

2018. 11. 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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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판시네-말라가 판타스틱 영화제가 '욱일기 포스터'를 사용하다 논란이 커지자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바뀐 포스터에도 욱일기 상징이 그대로 남아있는 데다 개막식에 일본식 가장행렬이 등장하면서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영화제를 며칠 앞두고 중국공산당이 욱일기를 배경으로 행진하는 듯한 모습의 포스터가 말라가 대학과 시내 곳곳에 걸렸다.

14일 스페인 언론들도 영화제가 일본 군국주의 상징을 포스터에 사용했다가 삭제한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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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 초청한 스페인 판시네-말라가 판타스틱 영화제
"한국 사람들만의 의견" 묵살하다 항의 잇따르자 삭제
영화제 쪽 "예술적 시도였지만, 오해 일으켰음을 사과"

[한겨레]

욱일기 사용으로 논란이 된 판시네-말라기 판타스틱 영화제 포스터. 사진 판시네 누리집 갈무리

스페인 판시네-말라가 판타스틱 영화제가 ‘욱일기 포스터’를 사용하다 논란이 커지자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바뀐 포스터에도 욱일기 상징이 그대로 남아있는 데다 개막식에 일본식 가장행렬이 등장하면서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4일 스페인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현지 시각) 영화제는 스페인 말라가 시내 알베니즈 영화관에서 한국 허종호 감독의 영화 <물괴>를 상영하며 시작됐다. 개막식에선 욱일기 배경을 지운 포스터가 영화관 전면에 걸렸다, 그러나 중국 군인들의 가슴에 그려진 일본 국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또 개막식에 앞서 영화제를 조직한 테클라 루브레라스(Tecla Lumbreras) 말라가대 문화부총장은 일본의상을 입고 일본식 수레에 탄 채로 영화관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스페인에 거주하며 이날 개막식을 지켜본 한 한국인은 “논란의 와중에 영화제 총책임자가 일본 전통행렬을 만들어 개막식에 참여한 것은 아시아 영화를 주제로 삼으면서도 일본의 눈으로 아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파악하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말라가 영화제는 국제적인 장르영화제로 올해는 ‘아시아의 핏줄을 따라’라는 주제로 한국 영화를 개폐막작으로 선정하고 일본·중국·태국 등에서 여러 아시아 영화를 초청했다. 영화제를 며칠 앞두고 중국공산당이 욱일기를 배경으로 행진하는 듯한 모습의 포스터가 말라가 대학과 시내 곳곳에 걸렸다. 그동안 영화제 쪽은 “포스터가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것은 한국 사람들만의 의견일 수 있으며 유럽인에겐 아름다운 이미지로 보인다”며 수정을 거부해왔으나 항의가 잇따르자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사과문과 고친 포스터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는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포스터는 아시아의 여러 아이콘을 통합한 예술적인 시도였다”고 해명하며 “그러나 작품이 거부감과 고통, 오해로 일한 몰이해를 불러 일으켰음을 사과한다”고 했다.

14일 열린 개막식에서 영화제를 조직한 테클라 루브레라스(Tecla Lumbreras) 말라가대 문화부총장은 일본의상을 입고 일본식 수레를 타고 개막식장을 찾았다. 판시네 누리집 갈무리.

14일 스페인 언론들도 영화제가 일본 군국주의 상징을 포스터에 사용했다가 삭제한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라 오피니언 데 말라가>는 “영화제가 파시즘의 상징으로 도시를 도배했다”는 주장을 보도하며 “아시아 문화에 대한 형편없는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의견도 함께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영화 <물괴> 허종호 감독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영화제에 나치 상징이 등장한 것과 같은 사건”이라고 했다. 말라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강다현(23)씨는 “아직도 욱일기가 그려진 포스터들이 시내 곳곳에 남아있다. 이번 욱일기 사건을 대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시각을 보면 많은 식민지를 두었던 과거 지배국가로서의 시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지난 7월엔 프랑스의 파리에서 일본 자위대가 욱일기를 들고 행진한데 이어 10월엔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가 공식 계정에 욱일기가 포함된 게시물을 올리는 등 유럽에선 욱일기 사용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를린/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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