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일흔 살 생일 맞은 찰스 왕세자..그의 양복 나이는?

양영은 입력 2018. 11. 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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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70세 생일을 맞았다.

왕세자 정도의 VIP라면 주요 행사 때마다 새로운 '수트Suit' 양복 정장을 맞춰 입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텔레그래프는 실례로 지난 5월 둘째 아들 해리 왕자 결혼식 때 찰스 왕세자가 입었던 회색 모닝 수트가 1984년에 맞춘 것으로 30년도 더 지난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찰스 왕세자는 '수선한 옷'을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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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70세 생일을 맞았다.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아직도 정정하게 왕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찰스 왕세자가 70대에 접어들며 과연 왕위를 계승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만년 왕세자로 남을 것인지도 새삼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신사의 나라' 영국은 또한 '양복'으로도 유명하다. 일본어로 '양복'을 뜻하는 '세비로背広(せびろ)'가 사실은 영국 런던의 고급 신사복(양복) 전문 거리인 "Savile Row"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메이지시대 明治時代 일본의 한 고위관리가 영국에 갔을 때 세빌로우에서 양복을 맞추어 입은 것이 세비로(背広)의 시작이 되었다는 의미)

이런 전통과 역사를 지닌 '신사의 나라' 영국의 왕세자가 입는 양복이라면? 당연히 최상의 제품, 최신의 상품을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뜻밖에도 이런 일반적 상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찰스 왕세자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왕세자가 착용하는 양복과 신발 등이 30년 이상 된 게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왕세자 정도의 VIP라면 주요 행사 때마다 새로운 '수트Suit' 양복 정장을 맞춰 입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텔레그래프는 실례로 지난 5월 둘째 아들 해리 왕자 결혼식 때 찰스 왕세자가 입었던 회색 모닝 수트가 1984년에 맞춘 것으로 30년도 더 지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찰스 왕세자의 공군 제복 가운데는 1972년에 제작된 게 있고, 1971년 만들어진 신발도 아직 신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물론 영국의 왕세자가 입는 옷이니 일단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추측은 당연히 맞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유행도 변하고 입는 사람의 체형도 변하는 법. 그래서 찰스 왕세자는 '수선한 옷'을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재단사는 언제나 양복 수선에 대비해 해당 의복의 천 조각을 수십 년이나 보관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1906년 세빌로우에 창립돼 지난 30여 년 동안 찰스 왕세자의 의복을 공급해온 양복점 '앤더슨 앤 셰퍼드'는 추후 수선에 대비해 재단 당시 남겨진 천 조각 등을 담은 특별 함을 보관하고 있다.

올해 70세를 맞은 찰스 왕세자는 얼마 전 잡지 '컨트리 라이프'에 객원 편집자로 참여해 독자들을 자신의 전속 양복점 2곳에 초대했는데 '앤더슨 앤 셰퍼드'를 방문한 독자들은 지배인으로부터 찰스 왕세자가 양복 원단으로 영국산 천만을 고집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작업대 밑에서 찰스 왕세자 이름이 쓰여진 판지 상자를 발견했다. 수선 가능성에 대비해 찰스 왕세자가 지금까지 입은 모든 양복의 자투리 천을 모아놓은 함이라는 것이다. 이를 본 독자들은 "마치 할머니의 옛날 바늘바구니를 보는 것 같았다"며 "숙련된 솜씨의 가치와 검소함의 어울림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감탄했다.


찰스 왕세자는 평소 검소하기로 유명하다. 지난 2013년에는 수선한 상의를 입고 BBC 농촌 프로그램 <컨트리 파일>에 등장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올해 초에는 한 호주 잡지와의 인터뷰 기사 ‘패션이 어떻게 지구를 고치는 데 일조할 수 있을까 Prince Charles: how fashion can help mend the planet’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선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의복과 신발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25년마다 한 번씩 유행을 따르고 있다"

"또 유행이 예외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나는 '버리는 사회'로부터 '순환 경제'로 인식이 변화되기를 바란다"

'물건에 대한 욕심, 물욕'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삶.

날마다 입을 옷을 고민하는 그 시간도 아깝다며 같은 옷을 여러 벌 사두고 입었음에도 '시대의 아이콘, 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도 오버랩된다.

분명 스타일이란 얼마나 많은 옷을 소유했는지, 얼마나 민감하게 유행을 따르는지보다는 삶에서 개인의 가치와 세상을 대하는 철학으로부터 '배어나오는' 것일 터이다.

[연관 기사] [지금 세계는] 英 찰스 왕세자 “30년 이상 된 양복 즐겨 입어”

양영은기자 ( yey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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