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비행기표 사서 출국장까지 졸졸.. '오빠' 떠나면 표 취소하는 아이돌 팬들

최원우 기자 입력 2018. 11. 15. 03:50 수정 2018. 11. 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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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딩게이트서 사진찍고 소란
비싼 항공권은 환불 위약금 없어

12일 오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커브사이드(차도 가장자리)에 카메라와 플래카드를 든 200여명이 몰렸다. 태국 팬 미팅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인기 아이돌 워너원을 보려고 몰려든 팬들이었다. 차량이 도착한 후 워너원 멤버들이 모습을 보이자 함성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휴대용 사다리에 올라 고가의 망원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워너원이 카운터를 거쳐 출국 수속을 밟는 내내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워너원 추격전'은 출국장 안 보안구역까지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이미 출국 심사를 마치고 안쪽에서 워너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팬들도 항공권을 구입한 것이다. 이들은 워너원이 항공기에 탑승하는 보딩 게이트 앞까지 쫓아가 이들이 탑승을 마치는 모습까지 보고서야 출국장에서 빠져나갔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이 입출국할 때마다 항공권을 사서 보딩 게이트까지 쫓아가는 극성 팬들이 있다"고 했다. 이날도 비행기표를 사 출국장까지 워너원을 따라 들어간 사람이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공항공사 측은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출국장 보안구역까지 들어갔다가 출국하지 않고 돌아와 역심사를 받은 건수는 1만2843건이었다. 이 중 13% (1599건)가 일정을 취소했거나 여정을 변경하는 등 이용객 의사로 탑승을 취소한 경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출국장까지 들어갔다가 일정을 바꿔 출국을 취소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대부분 연예인을 보려고 탑승권을 산 경우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건 비싼 항공권이 티켓을 환불했을 때 위약금이나 취소수수료가 없거나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부 항공사의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은 당일 예매했다가 당일 취소하면 위약금이 없다.

문제는 팬들이 연예인 때문에 탑승권을 샀다가 탑승 직전 취소하면 정작 항공기에 타야 하는데 못 타는 피해자들이 생기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연예인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녀 혼잡을 야기하고, 다른 승객들과 부딪혀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일부 팬들의 지나친 행동으로 민원이 빗발치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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