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나쿨파] 미국 드디어 중국의 급소를 정조준했다

박형기 기자 2018. 11. 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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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이 드디어 제대로 된 대중 보복 카드를 꺼냈다. 미국에도 부메랑이 되는 관세폭탄이 아니라 미국에 거의 피해가 없는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을 무기로 들고 나온 것.

◇ 관세폭탄은 대표적인 자충수 : 사실 관세폭탄은 대표적인 자충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업체들의 탈중국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폭탄을 퍼부었다. 효과가 있긴 있다. 중국 기업마저 탈중국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부작용도 심각하다. 관세 부과로 미국 제조업체의 비용이 급상승,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비용 상승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로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것. 지난 10월 미국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내야 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보고 주가 급락에 놀라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관세폭탄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자신의 출혈도 각오해야 하는 대표적인 자충수인 것이다.

◇ 중국 IT기업 각개격파가 가장 효과적 : 미국기업에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서도 중국 기업의 부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지재권을 절취한 중국 기업을 ‘각개격파’하는 것이다.

이는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지난 4월 미국 사법부는 중국의 대표적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ZTE(중국명 중흥통신)가 북한 및 이란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들에게 ZTE에 부품을 공급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이후 ZTE는 파산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ZTE가 파산위기에 처했다”며 “시 주석의 부탁으로 관련 제재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 ZTE 제재와 이방카 상표권 맞교환 : 미국 대통령이 왜 중국 기업 파산까지 걱정할까? 그런데 그 의문은 곧바로 풀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딸 이방카. © AFP=뉴스1 © News1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중국으로부터 대거 상표권을 획득한 것이다. 이방카 고문은 5월 7일 중국에서 모두 13건의 상표권을 취득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주일 뒤 트럼프 대통령은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미 규제 당국은 ZTE에 모두 14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대신 제재를 취소했다. 이로써 ZTE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ZTE의 예에서 증명됐듯 중국 기업은 미 기업의 지재권을 도둑질하고 있다. 미국이 이를 이유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 전세계는 미국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중국은 지재권을 무시하기로 악명 높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중국 IT기업들은 존폐의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명분도 잡고 실리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더욱 좋은 것은 미국 기업에 미치는 부작용도 거의 없다. 오히려 미국 기업들은 지재권을 앞장서 보호해 주는 트럼프 행정부에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낼 것이다.

◇ 중국의 급소는 지재권 : 트럼프 정부는 뒤늦게나마 이를 명확히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규제 당국은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의 국영 반도체 제조업체인 푸젠진화(福建晋華)에게 부품을 공급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푸젠진화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절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부는 이뿐 아니라 중국의 지재권 절도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 트럼프 행정부가 지재권 보호를 위한 새로운 대책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기소와 수출통제 등 전방위적인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세기 역사는 중국의 도전과 미국의 응전으로 쓰일 것이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말이다. 중국의 도전에 미국은 관세가 아니라 지재권을 무기로 응전을 선언했다.

중국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지재권이다. 미국이 그 급소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지재권 대도’ 중국, 그들의 대응이 무척 궁금해진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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