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한 최창원 SK 구단주 "우리가 꿈꾸던 스토리"
최창원 SK 와이번스 구단주는 지난 12일 오후 잠실구장 3루측 불펜 앞에 서 있었다. 3승2패로 앞선 SK는 6차전을 앞두고 있었다. 최 구단주는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격려했다. 두 손으로 선수들의 단단한 손을 꼭 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최 구단주는 2014년 1월6일 SK 구단주로 취임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야구 사랑이 대단했다. 최 구단주는 취임사에서 “중·고등학교 때는 야구선수가 되려고 했다. 고 3때 프로야구가 시작해 공부는 안 하고 야구만 봤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SK가 팀 컬러를 바꾸기 시작한 것도 최 구단주 취임 이후였다. 팀의 색깔과 방향에 대한 설정과 이를 향한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2014년 9월 최 구단주를 만났을 때 그는 “야구를 통해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기는 야구’ 보다 ‘스토리가 있는 야구’에 더 큰 방점이 찍혔다. 야구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그 이야기들이 야구단을 통해서 다시 널리 퍼지는 게 구단주로서의 꿈이었다.
4년 뒤 꿈이 이뤄졌다. SK는 두산에 연장 13회 치열한 승부 끝에 5-4로 이기고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흥분에 가득찬 우승 세리머니가 마무리 될 무렵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서서 선수들의 우승 축하댄스를 바라보던 최 구단주는 “이게 우리 팀이 오랫동안 바랐던 것”이라면서 “우승도 의미있지만, 스토리가 있는 야구를 했다는 것이 더욱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붉게 상기된 얼굴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다.
최 구단주는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가 우승 순간을 마무리했다. 오랫동안 유망주였던 좌완 투수는 시리즈 내내 마무리 못지 않은 활약을 했다. 9회 2사 뒤 동점 홈런이 나왔고, 가족을 위해 떠나기로 결정한 감독이 우승까지 이끌었다”면서 “드라마로 써도 이보다 더 잘 쓸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감격스러워했다.
최 구단주의 말 대로 SK의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은 외국인 1선발이 셋업맨으로 나서면 확 달라졌다.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중심타자 최정은 9회 2사 뒤 ‘말도 안되는’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렸다. 시리즈 시작을 알리는 홈런을 때린 한동민은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결승 홈런을 더했다.
10년 전 팀의 전성기 시절 활약했던 김강민과 박정권은 베테랑으로 제 역할을 했다. 최 구단주는 “김강민과 박정권도 팬들에게 오랜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줬다. 정말 멋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최 구단주는 우승의 기쁨을 축승회 자리에서도 이어갔다. 최 구단주는 단상에 올라 “드디어 우리가 해냈습니다”라면서 “김강민 만세, 박정권 만세”를 외쳤다. 가을야구 다소 부진했던 마무리 신재웅을 얘기했고, 손가락을 다친 노수광도 챙겼다. 최 구단주는 이어 선수들을 향해 “이틀 동안 술 다 쏜다”고 외쳤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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