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유출 수사, 끝이 아니라 시작"..숙명여고 학부모 집회(종합)
비대위 "수사결과 사필귀정..교장·교감 불기소 처분은 개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강애란 기자 = 숙명여고 정기고사에서 문제유출이 있었다는 경찰 수사결과에 이 학교 학부모들은 '사필귀정'이라고 환영했다.
다만 쌍둥이 자매의 성적 재산정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 교사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도 주장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경찰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2학기 중간고사 이전 수사종결을 바란 만큼 때늦은 발표에 아쉬움이 있지만, 사필귀정의 수사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전 교장은 쌍둥이의 죄는 공부를 열심히 한 것밖에 없다는 망언을 하며 부녀를 옹호했다"며 "답안지 유출을 묵인 또는 방조한 것으로 의심하기 충분한 교장과 교감을 불기소 처리한 점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학교는 시험 부정행위 학생들에 대한 자퇴서를 반려하고 학칙에 따라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시켜야 마땅하다"며 "등수와 우수교과상을 도난당한 2학년 학생들에 대한 성적 재산정에 조속히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 숙명여고를 거쳐 간 전·현직 교사 자녀에 대한 전수 특별감사를 교육부에 요청한다"며 "검찰에도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숙명여고 2학년 학생의 한 학부모 역시 "묻혀버릴 수 있는 진실이 세상에 알려졌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만 "남아있는 문제는 상처를 치유하는 것인데 학교는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사과가 있어야 용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쌍둥이 자매의 시험 결과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2학년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학부모 이 모 씨는 "아직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내년 여름방학이면 수시 원서를 써야 하는데 쌍둥이 성적을 하루라도 빨리 재산정해야 교과우수상 등이 반영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쌍둥이 자퇴 문제도 정리가 안 되고 있는데 퇴학을 시켜야 하는 게 맞다"며 "12월에 기말고사를 보는데 이런 문제가 계속 남아있으니 학교가 계속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 모 씨는 "성적처리 정정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전 학년의 성적을 다시 재산정해야 하는데 지금부터 처리해도 해가 넘어간다"며 "아이들은 이제 고3과 다름없는데 결국 잘못된 성적이 반영될까 봐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숙명여고 앞에서는 학부모들의 집회도 열렸다.
학부모들은 "쌍둥이 전교 1등 만들기 동참한 교장·교감 선생들도 공범이다", "학교는 사과하고 쌍둥이 성적 0점 처리하라", "숙명 전·현직 교사 자녀 10년간 성적 전수조사"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학부모 김모 씨는 "처음엔 단순히 교사 잘못으로 알았는데 학교의 대처법이 이상했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며 "'그동안 수고했다'가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공범을 묵인한 전·현직 교장·교감도 공범"이라며 "철저하게 관련자를 수사해서 처벌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 반신반의했지만 학교의 비민주적인 모습에 너무 분노해서 촛불을 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잘못할 수는 있다. 그러면 학교는 어떻게 바로잡고 고쳐나가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숙명여고는 전교 학생들에게 거짓 해명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8월 30일부터 주말을 빼고 매일 숙명여고 앞에서 집회를 열어온 비대위는 앞으로도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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