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 파동에 미 민병대도 '거병'..위험 수위 넘어간 트럼프의 선동

입력 2018. 11. 4. 15:26 수정 2018. 11. 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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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가겠다는 중미 국가 사람들의 '카라반' 행렬이 이어지자 미국 민병대가 무장을 갖추고 '나라를 지키겠다'며 국경으로 이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시위대를 살해한 정부군이 '트럼프도 그런다고 했다'는 변명을 내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력 선동에 대한 우려가 미국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도 군인들한테 돌을 던지면 총을 쏴도 된다고 했으니까 나이지리아 군의 총격도 문제될 게 없다는 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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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야간투시경·드론 갖추고
텍사스 두곳 400명 출동 움직임
트럼프 "돌 던지면 발포" 발언

시위대에 발포한 나이지리아군
'문제될게 없다' 트럼프 연설 핑계

[한겨레]

미국으로 가겠다는 중미 국가 사람들의 ‘카라반’ 행렬이 이어지자 미국 민병대가 무장을 갖추고 ‘나라를 지키겠다’며 국경으로 이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시위대를 살해한 정부군이 ‘트럼프도 그런다고 했다’는 변명을 내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력 선동에 대한 우려가 미국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뉴스위크>는 미국-멕시코 국경 배치를 명령 받은 미군이 무장한 민간인들이 국경으로 몰려오는 상황을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200명 정도가 “‘시민 순찰’을 명목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면서 “통제를 받지 않는 민병대가 주방위군 장비를 훔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실제로 소총, 야간투시경, 드론으로 무장한 ‘텍사스 소집 부대’라는 이름의 민병대가 국경으로 갈 예정이라고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텐트와 냉장고까지 준비한 민병대가 며칠 안에 멕시코와의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강을 향해 자신들의 ‘카라반’ 행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텍사스주 북부 댈러스에 사는 ‘텍사스 소집 부대’ 지도자 셰넌 맥걸리는 이미 100여명이 합류했다며 “지난 7일간 전화기가 쉬지 않고 울렸다. 오리건에서도 인디애나에서도 심지어 캐나다에서도 2명이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휴대하느냐는 질문에 “이보시오, 여기는 텍사스”라며 당연하다고 답했다.

국경 지대 농장주 등으로 구성돼 월경 단속을 해온 ‘텍사스 국경 의용병들’도 멕시코에서 이동 중인 수천명의 카라반에 대응하는 준비에 들어갔다. 300명 규모의 이 조직을 이끄는 마이클 빅커스는 리오그란데강 근처 농장주들이 도움을 요청해 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국경순찰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불법 월경자들을 체포하고 신고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멀쩡한 이들을 마약 밀매자로 오인해 사살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발포해도 좋다’는 취지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 동영상을 올린 나이지리아 정부군 트위터 계정.

남부 민병대의 거병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가 한몫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카라반에 대해 “이것은 침략으로, 그것을 멈추는 것은 완전히 합법적”이라며 “그들이 멕시코 군과 경찰에게 그런 것처럼 돌을 던진다면 소총(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카라반을 최대 선거 쟁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는 미군 5000여명을 국경에 배치 중이며, 투입 병력을 1만5000명으로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반트럼프’ 인사들한테 배달된 폭발물 소포나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에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거론됐지만 그는 발언 수위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에 발포해 수십명을 숨지게 한 나이지리아 정부군은 트럼프 대통령을 핑계로 댔다. 나이지리아 군은 지난 2일 트위터 계정에 “시청하고 생각해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연설 장면 동영상을 올렸다. 미국 대통령도 군인들한테 돌을 던지면 총을 쏴도 된다고 했으니까 나이지리아 군의 총격도 문제될 게 없다는 투였다. 나이지리아 군은 지난달 28~29일 수도 아부자에서 자신들의 지도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아파 시민들에게 발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45명이 숨지고 12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이 문제되니까 2일에는 “(총을) 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말을 바꿨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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