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가는 행인 금품 갈취한 서울역 노숙인들 징역형
장례식장에 가려는 행인의 부의금 봉투를 노리고 금품을 갈취한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법원은 그보다 법정형이 낮은 ‘특수강도죄’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3일 특수강도와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44)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공범 김모(44)씨와 또 다른 김모(67)씨에겐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역에서 노숙인으로 지내는 임씨 등은 지난 4월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우연히 만난 피해자 이모(53)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임씨 등은 술자리에서 피해자가 장례식장에 가려고 지방에서 온 사실을 알았다. 임씨는 피해자가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공범들과 짜고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임씨는 피해자가 장례식장을 가려고 일어서자 멱살을 잡아끌고 주머니를 뒤지려 했다. 그는 놀란 피해자가 “도와달라”고 소리치며 달아나려 하자 손으로 입을 막고 팔로 목을 감아 다시 술자리로 끌고 왔다. 공범들도 합세해 피해자가 달아나지 못하게 붙잡았다.
대장 격인 임씨는 “이 사람 잡아”, “다 뒤져”라며 공범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공범들은 각자 피해자의 옷을 뒤지고 목격자가 있는지 망을 보는 등 역할분담을 했다.
반항하는 피해자는 임씨가 직접 나서 “XX 놈 가만히 있어”라며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제압했다. 피해자가 “이건 안 된다”며 휴대전화와 지갑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붙들자 손가락을 깨물기도 했다. 피해자는 휴대전화와 현금 90만원을 속수무책으로 빼앗겼다.
임씨는 이 사건 외에도 수차례에 걸쳐 유흥주점에서 135만원 상당 술을 마시고 계산을 하지 않거나, 주운 신용카드로 술집에서 610여만원을 결제하는 등 단독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임씨가 특수강도 범행을 주도하는 지위에 있었던 사정이나 각 범행의 내용과 방법, 횟수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임씨가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누범 기간 중인데도 자숙하지 않고 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다만 “임씨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점, 강도 피해품이 피해자에게 반환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임씨의 지시를 이행한 공범들은 범행을 주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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