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 퉤"..침 뱉는 게 일상이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한 거리. 20대로 보이는 청년 세 명이 건물벽 한 켠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계속해서 반복하는 행위가 하나 더 있었다. '침 뱉기' 였다. 담배 한 가치를 피우면서 최소 서너번은 침을 뱉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 가봤다. 침을 뱉은 자국이 수십군데 보였다. 지나가던 대학생 황모씨(22)는 "모르고 밟기라도 하면 정말 기분이 더럽다"고 했다.
길거리서 침 뱉는 모습이 '일상 풍경'이 됐다. 습관적으로 침 뱉는 이들이 많아진 탓이다. 10대는 물론 20~30대까지, 담배를 피우든 그렇지 않든 아무렇지 않게 침 뱉는 걸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10만원 이하 벌금을 물 수 있는 경범죄지만 관련 인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투데이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서울 시내 번화가 곳곳을 살펴본 결과 침 뱉는 모습과 침 자국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외 가릴 것 없이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30일 저녁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번화가. 고깃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청년 4명은, 돌아가며 비슷한 자리에 연신 침을 뱉었다. 담배 연기 두세모금마다 침을 한 번씩 뱉는 이도 있었다. 이들이 머물던 자리는 멀리서 보면 마치 물을 끼얹은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서울 중구 명동 인근서 만난 학생 2명도 걸어가면서 계속해 침을 뱉었다. 다가가 "왜 침을 뱉는 거냐" 물었더니, "그냥 습관이라서 뱉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옆에 있던 또 다른 학생도 "뱉다 보니 안 뱉으면 안될 것 같아서"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노래방과 당구장 등이 밀집돼 있는 홍대 소재 한 건물 계단에서도 침 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들이 침을 뱉는 것에 대한 별다른 죄책감이 없다는 것. 침 뱉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12항'에 따른 경범죄다. 이에 따르면 '길,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은 사람'은 1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돼 있다.

하지만 인식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 양천구 한 공원 인근서 침을 뱉던 유모씨(22)는 "침을 뱉는 게 범죄라고 생각해 본적은 한 번도 없다"며 "그냥 마르면 그만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중학생 서모군(15)도 "애들은 교실에서도 침을 다 뱉는다"며 "별 문제 아닌 줄 알았다"고 했다. 침 뱉기에 관대한 것처럼 보였다.
반면 시민들은 침을 뱉는 게 상당히 불쾌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씨(24)는 "침을 뱉는 건 생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매우 더러운 습관"이라며 "세균과 바이러스 전파의 매개체 역할도 한다. 침을 뱉고 싶을 때는 평소에 휴지를 들고 다니거나, 화장실 세면대를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남형도 기자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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