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개콘' 복귀 박영진 "공연-예능-유튜브, 다양하게 도전해보고파" [인터뷰]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18. 11. 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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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영진은 현재 기로에 서 있다. 대한민국에서 웃음을 주는 사람이라면 지금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대한민국 코미디계는 지상파 방송의 급격한 몰락으로 그 반대급부로 부상하기 시작한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그리고 브랜드를 가진 공연 코미디 등으로 그 무게추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는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 프로그램으로 인정받던 KBS2 <개그콘서트>의 중고참인 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한동안 묵묵히 자신의 코너에만 매진하던 그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어서 JDB엔터테인먼트를 소속사로 삼았고, 소속사에서 운영하는 극장에서 스탠딩 코미디쇼에 참여했다. 그리고 유튜브 등 개인방송과 공개 코미디 무대가 아닌 예능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이런 모색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래서 직접 만난 박영진은 많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최근 KBS2 ‘개그콘서트’로 복귀해 연기를 펼치고 있는 개그맨 박영진. 사진 JDB엔터테인먼트

“<개그콘서트>를 10년 정도 하니까 어느 순간부터 초창기의 열정도 사라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때 과거 대학로에서 공연장 바람잡이를 할 때의 느낌을 생각했죠.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그는 지난 7월말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근의 코미디 전문 공연장 ‘JDB스퀘어’에서 열린 <옴니버스 스탠드업 코미디쇼>에 참여했다. 서서 마이크 하나로만 진행하는 ‘스탠딩 개그’ 첫 도전이었다. 이 공연에는 JDB의 수장 개그맨 김대희를 비롯해 유민상, 미국 교포 출신 개그맨 대니 초, 박영진 등이 출연했다. 이들은 각각 15분씩을 자기 시간으로 가졌다. 무대 연기에는 잔뼈가 굵은 그에게도 스탠딩 코미디는 새로운 자극이었다.

“재밌어요. 저 혼자 오롯이 무대를 책임져야 하지만 그 웃음이 나왔을 땐 다 제 것이니까요. 행복하고 기쁘죠. 하지만 나름 한계도 느꼈어요. 처음에는 좀 시의적절한 소재를 갖고 하는 쇼를 계획했는데 매일매일 콘텐츠를 채우는 일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TV가 아니니까 수위조절에서도 선을 정하기가 쉽지 않고요. 그래서 두 달 반 정도 이상을 하고 회사에 이야기해서 재충전에 들어갔어요.”

새로운 자신감을 갖고 박영진은 다시 <개그콘서트> 무대에 다시 올랐다. 거의 6개월 만의 복귀였다. 그가 출연 중인 코너 ‘러브라더스’는 각각의 사연과 사랑을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인데 박영진은 유부남의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로 나선다. 신혼이라 행복하지만 결혼 자체가 주는 마냥 행복하지 않은(?) 사연을 비틀어 이야기하다보니 SNS를 통해 “그렇게 결혼이 싫으면 와이프와 살지 마세요”하는 날선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최근 KBS2 ‘개그콘서트’로 복귀해 연기를 펼치고 있는 개그맨 박영진. 사진 JDB엔터테인먼트

“실제 결혼을 하고 많이 밝아졌어요. 조금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외향적으로 바뀌기도 했고요. 코너를 하고 나서 친한 지인들이 ‘와이프한테 안 혼나?’하고 이야기를 들어요. 하지만 와이프는 별 이야기를 안 해요. 아마 모니터를 안 하는 것 같아요.(웃음) 아직도 코너의 캐릭터와 제 실제 생활을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원래 SNS를 안 했는데 <개그콘서트> 방송을 즈음해서 SNS에 아내와의 알콩달콩한 사진을 많이 올립니다.”

방송 무대에 오르는 일은 행복하지만 <개그콘서트> 고참으로서 화려했던 영화를 잊은 것은 아니다. 그는 특히 상대와 테이블을 놓고 한다고 해서 ‘테이블 개그’라 불리는 장르에 강했다. 하지만 주로 고압적인 직장 상사나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아재’ 캐릭터를 많이 하다보니 그런 쪽으로 이미지가 쏠리는 것도 걱정이다.

“악역을 하면 실제로 길에서도 욕을 먹는다고 하잖아요. 제가 한창 연기를 할 때는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제 옷을 입는 듯한 연기’라고 하죠. 그런 연기를 할 때 좀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래서 한 때는 그런 이미지를 더욱 굳히는 쪽으로 노선을 정해볼까 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지금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지, 아니면 제가 잘하고 대중들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릴지 생각이 많아졌어요.”

<개그콘서트> 인기가 예년 같지 않은 것도 박영진의 책임감을 무겁게 한다. 한 때 인기가 있을 때는 수요일 녹화 날 전 화요일 밤에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옆에 다음 날 새벽에 배부될 방청권을 기다리는 줄이 설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그 수요는 유튜브나 다른 SNS로 옮겨가 있다. 실제 개그맨들 중에서도 이상훈이나 권재관, 이상호-이상민 쌍둥이 형제처럼 유튜브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계발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KBS2 ‘개그콘서트’로 복귀해 연기를 펼치고 있는 개그맨 박영진. 사진 JDB엔터테인먼트

“저도 관심이 많아요. 현실적으로 모든 개그맨이 방송 무대에 다 오를 수는 없거든요. 그런 갈증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푸는 것 같아요.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요. 실제로도 일이 없을 때는 아내와 함께 애견카페도 가고 애견 운동장도 가고 하는 게 일상이라서 반려견과 관련한 콘텐츠를 해볼까 고민 중이에요. 실제로 친한 동료 박성광씨가 애견 ‘광복이’ 때문에 인기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도 그는 <개그콘서트> 무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개그콘서트>는 대한민국 코미디의 역사고 많은 지망생 분들의 이유라고 생각해요. 내부에서는 열심히 해보려는 의지가 있어요. 중요한 것은 저희 같은 경력보다는 신인에서 계속 스타가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배들이 그런 부분에 공감하고 있고 후배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 지켜봐주세요.”

박영진은 자신만의 무대를 만드는 일에도 골몰하고 있다. 스탠딩 개그에 도전하게 된 것도 좀 더 넓은 무대에 서기 위해서였다. 그는 데뷔 전 박성광과 함께 한 <중독자들> 공연을 생각하면서 이를 좀 더 확장해 재미있는 콘텐츠로 키울 생각도 하고 있다.

최근 KBS2 ‘개그콘서트’로 복귀해 연기를 펼치고 있는 개그맨 박영진. 사진 JDB엔터테인먼트

“박성광씨가 예능에 잘 안착해서 뿌듯해요. 웃음을 주기 위한 목적은 같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열정도 있는 친구거든요. 둘이서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동기들과의 공연’도 생각해요. KBS 22기 개그맨 동기들이 20명이 넘거든요. 하지만 다 바쁘다보니 시간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네요. 하지만 언젠가 TV가 아닌 무대 위에서 동기들과 함께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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